[너의 이름은] 부상당한 나달 후원한 기아…스팅어 힘 실어주는 나달

입력 2019-11-30 08:00   수정 2019-11-30 18:04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되던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세단 '스팅어'가 내년에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계속 도로를 달리게 됐다. 기아차도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이 등장하는 스팅어 광고 횟수를 늘리는 등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화려한 영상미의 광고는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다시 화제가 되며 나달과 기아차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 부상에 신음하던 나달에 손 내민 기아차

기아차와 나달과의 관계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시니어 데뷔 후 유망주로 두각을 나타내던 나달은 2004년 왼쪽 발목 피로골절로 시즌 대부분을 부상 치료를 하며 보냈다. 컨디션과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나달을 향한 외신들의 평가도 이때부터 엇갈리기 시작했다.

나이도 어리고 부상에 신음하던 선수에게 스폰서를 제안하는 업체는 없었다. 그때 나달에게 손을 내민 것이 기아차다. 나달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던 기아차 스페인 법인 마케팅 책임자가 나달에게 스폰서 계약을 제안한 것이다.

당시 유럽에 진출했지만 인지도와 판매량이 현저히 낮았던 기아차와 유망주에 불과했던 나달의 만남은 큰 주목을 받지도 못했을뿐더러 위험한 거래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기아차는 업계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달과 계약을 맺었다.

기아차는 어린 나달의 실력과 자신감 속에서 당찬 포부를 엿봤다. 유럽에 새롭게 뛰어든 후발 주자로서 기아차가 추구하는 정체성과의 강한 연관성을 발견한 것이었다.

◆ 기아차 계약 후 기량 폭발한 나달

기아차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나달은 이듬해부터 기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든든한 우군을 얻은 나달은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출전한 롤랑 가로스 프랑스오픈에서 첫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총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레전드로서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나달은 2006년부터 기아차의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기아차 역시 치열한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인지도와 판매량을 빠르게 늘려 나갔다.

실제로 나달의 고향인 스페인과 서유럽에서 기아차 판매량은 2004년 18만대에 그쳤지만 지난해 49만대로 뛰며 175% 증가했다. 기아차는 나달과의 시너지 효과가 큰 몫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아차는 가장 어려운 시절을 지나던 17세 유망주 나달에게 든든한 스폰서로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동반자의 의리를 지켰다.

또한 2013년 나달이 심각한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을 때 그의 빠른 회복을 위해 팬들의 목소리를 담은 캠페인을 벌였다. 컨디션 난조로 긴 슬럼프에 빠졌던 2015년에는 다시 한번 장기 재계약을 제안하며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 "가장 모범적인 스포츠 마케팅 사례"

나달도 기아차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2015년 6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메르세데스컵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나달은 부상인 벤츠 스포츠카를 받고 "기아차는 아니지만 좋은 차이긴 하네요(It's not a Kia, but it's still good)."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동안 나달은 로저 페더러와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전 세계 '톱3'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클레이 코트(표면을 점토로 만든 코트)에서의 승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기아차도 나달과의 오랜 동행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효과적으로 높였다. 서로 윈윈(Win-Win)한 것이다.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하며 기아차와 나달의 관계는 단순한 상업적 제휴관계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년에 걸친 가족과 같은 인간적 연대는 가장 모범적인 스포츠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단종 위기에서 마니아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부활을 예고한 스팅어의 이야기는 나달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클레이에서 상대방 코트 구석에 공을 찔러 넣는 장기를 발휘하는 나달의 특징은 스팅어의 이름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스팅어의 이름을 '찌르다', '쏘다'를 의미하는 영단어 'stinger'에서 가져왔기 때문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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