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성악가 못지않은 가창력·연기…젊은 예술가들이 펼친 열정의 무대

입력 2019-12-03 17:45   수정 2019-12-04 09:29


“오늘의 고통, 광란, 어리석음. 사랑만이 행복과 기쁨으로 이를 끝낼 수 있지.”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피날레 합창곡이 울려 퍼졌다. 윤현주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의 지휘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에 맞춰 소프라노 유시은 장기슬 허영서, 테너 김하경, 바리톤 홍민기 홍지훈, 베이스 이다솔 등 젊은 대학생 성악가들이 열창했다. 이들은 ‘온드림 앙상블 제7회 정기연주회’의 1부 후반 무대를 ‘피가로의 결혼’의 주요 장면과 아리아들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다섯 자, 열 자’ ‘편지의 이중창’ ‘내 품에 안겨 기억해 보아라’ 등 오페라에 흐르는 중창곡들을 프로 성악가 못지않은 가창력과 멋진 연기 호흡으로 소화해 객석으로부터 많은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2014년 창단한 온드림 앙상블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클래식음악 장학생으로 구성된 연주단체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까지 단원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재단은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7기 장학생 51명을 비롯해 그동안 모두 350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이날 공연도 온드림 앙상블 학생들에게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했다. 피아노부문(지도교수 손민수) 15명, 성악부문(지도교수 윤현주) 7명, 목관부문(지도교수 이예린) 5명, 금관부문(지도교수 성재창) 3명, 현악부문(지도교수 김현미, 주연선) 9명 등 온드림 앙상블 학생 39명이 각 부문 지도교수, 객원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연주 곡목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카스테레데의 ‘네 대의 플루트를 위한 피리꾼의 휴일’ 등 합주곡들로 구성됐다. 연주자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과 서로 합을 맞추는 앙상블 실력을 마음껏 선보였다. 공연의 마지막은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와 첼리스트 주연선이 18인조 현악 앙상블과 함께 연주한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으로 장식했다.

연주 단원들은 이번 공연을 위해 경기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합숙하며 실기 지도를 받았다. 공연에서 연주할 작품들로 집중 수업을 받고 개인 지도도 이어졌다. 재단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장학금 지원뿐 아니라 훌륭한 연주자들로부터 배우고 다양한 무대에 자주 설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음악적 재능을 소외된 이웃과 함께 나누며 무대 경험을 쌓고 있다. 매년 정기연주회뿐 아니라 ‘온드림 앙상블 크리스마스 콘서트’와 병원, 장애영아원 등 복지시설을 찾아가는 ‘나눔 연주회’도 해오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함께 추진한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로 매년 여름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마을에서 선보이는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축제’ 무대에도 선다.

권오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온드림 앙상블 실력이 볼 때마다 성장하고 있음을 매년 느낀다”며 “장학생들이 훌륭한 연주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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