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교보생명 IPO 카드 만지작...FI와 협상 재개할까

입력 2019-12-03 14:59  

≪이 기사는 11월06일(03:4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 교보생명은 약속한 기한 내에 상장(IPO)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중재 절차를 밟고 있었다. 중재 절차가 더 진행되면 풋옵션 행사라는 외통수에 놓이게 되는 교보생명이 다시 협상에 나서는 신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달 중순께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일단 “청구할 수 있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장이 가능한지 실무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IPO를 당연히 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으로 상장 절차를 밟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그러나 실제 상장을 허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소유권의 다툼이 있는 등 분쟁 중인 기업의 상장은 허용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교보생명은 풋옵션 행사 가능 여부를 두고 중재가 진행 중이다. 만약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기업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보생명이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가능할지 타진한 것도 이같은 규정에 저촉되는지를 묻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장 규정이 다소 완화되기도 했고, 경영권 변동 등 큰 이슈가 아닌 한 받아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작년 10월 교보생명 지분 24.01%를 보유하고 있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어피너티·IMM PE·베어링 PE·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FI들은 2012년 자산관리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지분 600만주를 사들였다. 그해 9월 주주 간 계약(SHA)을 체결하며 양측은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이 주식을 되사가도록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약속했던 것보다 3년이 더 흘렀지만 IPO가 진행되지 않자 FI는 풋옵션을 발동시켰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통해 보유지분의 가치를 주당 40만9000원으로 계산하고 이 가격에 주식을 되사가라고 요구했지만 신 회장은 이러한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신 회장은 풋옵션의 효력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7월 “계약서상 내가 IPO를 약속한 적은 없고, 다만 ‘대주주로서 (IPO와 관련해) 주어진 권한과 책임, 역할 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을 뿐”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FI들은 2015년 9월 기한을 명시한 풋옵션의 존재 자체가 IPO 약속의 증거라는 입장이다.

결국 지난 3월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서울사무소에 중재를 신청했고, 신 회장 측은 한 차례 답변서 제출을 미뤘다가 결국 5월말 답변서를 제출하고 중재에 응했다. 또 다른 FI인 SC PE(5.33%)도 5개월 차를 두고 중재를 신청했다.

교보생명은 지금까지 교보생명의 주당 가치를 공식적으로 산정해서 FI들이나 중재 과정에 제출하지 않았다. 그간 언론에 제시된 ‘주당 20만원 선’도 신 회장이나 교보생명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IPO가 진행되는 것은 뒤늦게나마 IPO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격’이 산출된다는 함의가 있다.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한다고 하고 오랜 기간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교보생명 투자회사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정식으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가격 산출을 아직 한 적이 없다”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타진해 봤다는 것은 전향적인 신호이긴 하지만 진짜로 협상을 시작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보생명으로서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마땅치 않은 만큼, 밸류에이션이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른 투자회사 관계자는 “좀 더 일찍 IPO에 나섰으면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중재절차가 계속 진행되면 결국 교보에게 불리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이제라도 IPO에 나선다면 다행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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