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역전쟁은 국가안보전쟁으로 계속 이어질 것"

입력 2019-12-04 08:45   수정 2019-12-04 09: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합의를 내년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한 3일(현지시간) 오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맨해튼 본사에서 2020년 경제·시장 전망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캔디스 브라우닝 글로벌리서치 총괄, 에단 해리스 글로벌 경제 총괄 등 BOA의 분석가들은 당황한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무역전쟁은 국가안보 전쟁으로 확전되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작은 딜이 있다해도 이런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가 없다면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내년 경기 회복 전망 등도 스몰딜이 이뤄져 더 이상 긴장 고조는 없다는 걸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내년 대선 이후에 중국, 유럽과의 무역갈등은 더욱 고조될 수 있다. 트럼프가 재선된다해도 더 이상 재선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BOA는 이날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 전망을 다운그레이드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화가 퇴조하고 국가안보 전쟁이 확전되면 각국은 기술을 갖기 위해 자체 기술기업으로 대체하려할 것이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70%나 되는 미국 기술기업들은 고통스런 과정을 거쳐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 메세지를 정리합니다.

◆미중 무역전쟁

-양국간 포괄적 합의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 대선 때문에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대선이 끝나고 나면 다시 더 고조될 수 있다.

-무역전쟁의 가장 큰 악 영향은 기업 심리에서 나타난다. 이건 어디에 투자해야할 지 모른다는 점에서 단순히 생산지를 옮겨야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만약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겼는데, 베트남도 관세를 두드려맞는다면? 멕시코는?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하는 최고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베트남이 중국보다 더 미국을 무역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다. 그건 중국이냐 멕시코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 자체가 문제다.

-다만 굿뉴스는 아직 기업 심리의 냉각이 소비자와 노동시장으로는 확산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합의가 불발된다면?

-시장에 큰 충격이 있을 것이다. 시장은 그동안 작은 딜이 있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어왔다. 물론 내년 대선의 효과가 계속 작용하면서 가능성을 드리우겠지만 양국간 딜이 없다면 경기의 회복은 늦춰질 것이다. 다만 휴전이 없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시장에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트럼프와 중국도 아무리 작은 딜이라고 해도 어떤 것이든 없는 것보다 낫다는 걸 알고 있다. 딜이 된다면 중국이 농산물 수입을 늘리고, 미국은 관세 부과를 늦추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유럽과의 무역전쟁 가능성은?

=유럽과는 에어버스에 대한 지원금 문제 등 계속해서 소음이 있을 것이다. 프랑스 와인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작은 전투도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수입자동차 관세와 같은 커다란 것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내년에는 그렇다. 중국산 소비재에 대해 관세 위협을 하지만 부과는 계속 지연하는 것처럼 수입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큰 정치적 위험을 안겨줄 것이다.
하지만 대선이 지나고 나면 유럽은 매우 걱정해야할 수 있다.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당연할 것이고, 만약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무역전쟁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 전망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 뷰를 유지한다. 향후 2년간 매년 1.7%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이건 작은 무역딜이라도 이뤄져서 어느 정도 에스컬레이션이 없다는 걸 가정한다. 이건 고용시장을 충분히 유지하고 물가는 현 수준을 지킬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부분적 딜이라도 무역딜이 이뤄지면 우리 생각보다 더 나올 것이다. 만약 충분한 수준의 딜이 있다면 그동안 투자를 꺼려온 기업들이 투자를 하면서 훨씬 업사이드가 있을 수 있다.

-Fed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의 언어를 보면 모든 어떤 이들의 말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 금리를 당분간 현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고, 경기 악화+금융 유동성이 모자란 경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역전쟁은 컨피던스의 문제다. 기업 투자심리는 전반적으로 낮다. 다만 이런 기업 심리가 전반적 경제로는 확산되지 앟고 있다. 6개월 노동시장 신규고용을 보면 둔화되고는 있지만 괜찮다. 어떤 고용지표를 봐도 노동시장에 아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

소비에 70% 의존하는 미국 경제는 괜찮은 상태다. 약간의 소비 완화는 나타나고 있다. 추세적으로. 소비와 비농업 신규고용은 연관성이 크다. 신규고용 숫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건강한 수준이다.

소비심리는 고용뿐 아니라 낮은 금리에 의해서도 지지되고있다. 저금리로 인해 가장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시장이 주택 분야다.

◆미 대선의 결과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먼저 트럼프가 이긴다면 그는 더 이상 재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장 관점에서 조금 더 위험할 수 있다.

진보적 민주당 후보(엘리자베스 워런 등)가 승리하는 게 월가에는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그리고 중도적인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도 있다.

-이들 세가지 시나리오 모두 잠재적으로 기술주와 헬스케어주에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독점 등 규제 이슈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주식을 대선 요인을 감안해서 다운그레이드한다.

-다른 규제 이슈는 셰일산업 규제(안티-프레킹)인데, 이건 워낙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중국 경제 전망

-중국은 무역전쟁 뿐 아니라 여러 문제가 있다.

자연적인 성장 저하와 극도로 비효율적인 국가 주도 투자에 따른 막대한 부채 문제, 그리고 무역전쟁 문제다.

-중국이 내년에 5.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틀릴 수도 있지만 어쨌든 6.0% 이상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유럽 경제 전망

-유럽, 특히 독일은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종합적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곳이다. 중국 경제가 반등한다면 유럽도 반등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그런 게 없다.

-브렉시트도 문제가 된다. 유럽은 매우 결합된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영국은 당연한 상당한 GDP를 잃게될 것이다. 특히 노딜 브렉시트는 단기에 리세션을 불러올 수 있다. 영국에게 브렉시트는 매우 안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다.

-유럽은 IT기술이 없다. 그게 문제다. 유럽은 결국 정부가 IT분야에 투자를 하게될 것이다. 네거티브 금리 등으로 대표되는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

◆내년 투자 전망

-위험자산을 여전히 낙관적으로 본다. 국채보다 주식의 상승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또 크레딧 채권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본다.

내년말 S&P500 지수를 3300으로 예상한다. 올해 아주 좋은 해를 보냈지만 내년에도 5~6% 지금보다 더 오른다고 본다.

근거가 뭘까. 우리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내년에 8%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 또 전세계적으로는 5% 정도 성장할 것이다. 이건 미국이 여전히 다른 세계에 비해 디커플링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보다는 바이백, 배당 등에 더 많이 쓸 것으로 본다. 바이백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있지만 여전히 양당 합의된 목소리를 아니다. 일부 기업은 규제가 들어오기 전에 좀 더 많이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게 좀 더 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①영국의 자산/ 올해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에 상당한 재정 부양책을 취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 영국의 자산은 매우 싸다.

②에너지 / 무역갈등이 낮아지고 달러가 안정화되고 세계 경기가 안정되면 다음 로테이션은 에너지 섹터로 갈 것이다.

③유럽 금융주/ 유럽이 네가티브 금리에서 벗어나면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이들 세 자산은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매우 미움을 받아온 분야다. 지금도 여전히 다운사이드가 있는데, 향후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큰 포텐셜이 있다고 본다.

미국 기술주 섹터가 인도, 독일 전체 증시보다 더 비싸진 상황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기본이다.

◆미국 증시보다 유럽, 신흥국 증시가 유망

향후 10년간 채권보다 주식이 나을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S&P500의 내년 말 목표치를 3300으로 보고 있다. 10년 뒤에는 5300이다.

매년 5% 리턴+2% 배당=즉 7%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한다.

우리는 미국보다 신흥시장, 유럽 증시의 수익률이 더 좋을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은 이미 과매수되어 있다. 반면 유럽과 신흥시장은 싼 편이다.

지금은 주식을 사기 좋은 시기다. 우리가 매달 실시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을 해보니 지금 주식 비중이 54% 수준이다. 통상적인 60%보다 낮은 것이다.

◆주식에 투자할 때 눈여겨봐야할 새로운 트렌드

①세계화→지역화

-세계화를 세 단계로 나누면 2001년 중국의 WTO 가입한 전후로 확대되던 시기를 1단계, 지금 무역을 놓고 갈등이 커지는 시기를 2단계로 규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3단계는 무엇이 될 것인가. 바로 캐피털을 둘러싼 경쟁, 즉 캐피털 워가 될 수 있다.

지금 미국 의회에 여러 법안이 상정되어 있다. 외국인들의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을 들어봤을 것이고, 외국인 투자 자금에 대한 세금 부과 법안도 상원에 올라가 있다.

이런 전쟁은 금융시장에서의 커다란 변동성을 낳을 것이다.변동성 뿐 아니라 금리 자체가 크게 높아질 수도 있다.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자유로운 자본 이동도 과거 몇십년전에는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실행되는 타이밍은 불확실하지만 방향성은 확실하다.

-이렇게되면 그동안 포트폴리오의 금과옥조이던 주식 6, 채권 4 배분이 바뀔 수 밖에 없다. 정부 국채는 위험자산이 될 수 있다.

또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버는 회사보다 국내 시장에서 움직이는 작은 회사가 더 나을 수 있다.

-기술전쟁은 인터넷망의 분리로 이어질 수 있다. 각국이 인터넷을 지배하기 위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 IT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지출을 늘릴 것이다. 퀀텀컴퓨팅,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등이 국가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전쟁이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것처럼 IT 세상에서 국가안보의 남용이 나타날 수 있다.

②무역전쟁->국가안보 전쟁으로 확대

-워싱턴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이들은 만나보면 무역전쟁은 콩 등 농산물 얘기가 아니라 기술과 국가안보의 문제다. 우리가 작은 딜에 도달한 다해도 이런 전제는 어디로 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기술주를 다운그레이드한다. 미국 기술주는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의존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이를 각 지역의 현지 기술로 대체하려한다면 기술회사들은 단기적으로 매우 고통스런 과정을 거쳐야할 수 있다.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로테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다. 그동안 경기 회복+낮은 금리를 거치면서 성장주의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

2019년 기업 실적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경기가 조금 회복되면서 기업 이익이 조금 늘어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치주는 매우 싸게 보인다. 채권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

③기업 주주 중심→이해관계자 중심

-지난 여름 미국 대기업 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런 선언이 나왔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이슈다.

-이런 점에서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ESG)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리서치를 해보면 ESG를 신경써야할 10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한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 환경, 사회 이런 것을 등한시하다가 관련 논란에 휘말릴 경우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50%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신이 ESG 투자자였고 이에 따라 나쁜 주식을 피했다면 지난 10년간 일어났던 파산기업의 90%에 대한 투자를 피했을 것이다.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 전망

-3가지 메가트렌드가 향후 10년간 세상을 많이 바꿀 것으로 본다.

-기후변화가 있다. 우리가 대처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달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시장을 많이 바꿀 것이고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령화다. 투자(연금)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보게될 것이다. 또 로보틱스& 오토메이션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세번째는 피크(Peak)이 시대가 올 올 것이란 점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젊음, 오일, 자동차 수요 등에서 모두 정점을 맞게된다.
하나의 예를 들면 무역전쟁은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피크에 왔다는 증거다. 1989년에 전세계에는 각국간 물질적 장벽이 15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계획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77개에 달한다.

◆2020년대 신투자 조류

-현재 20조달러가 ESG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이건 향후 이번 세기를 이끌 것이다.

-스마트폰이 2010년대를 좌우하는 IT 기술이었다면 향후에는 퀀텀컴퓨팅이 시대를 좌우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 각국이 투자하면서 돌파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퀀텀컴퓨터는 몇천년씩 걸리는 계산을 몇초만에 할 수 있다.

전체 블럭체인망을 1나노초에 해킹할 수도 있다. 또 엄청난 양의 의료 정보를 분석하거나 거대한 스마트시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매우 복잡한 연산도 순식간에 가능하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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