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VR 1mm씩 쪼개 만든 K5…"정의선 직접 VR 검증"

입력 2019-12-18 08:29   수정 2019-12-18 08:55


현대차그룹이 최근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화제가 된 3세대 K5 설계와 디자인 구축에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VR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과 설계 검증 시스템을 공개했다.

품평장엔 36개 모션캡쳐 센서가 설치돼 있었다. 평가자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1mm 단위로 감지해 VR에 반영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직접 VR 디자인 품평장에서 신차 디자인을 확인한다"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는 모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도입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차는 지난 7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본부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했다. 그 일환으로 ‘버추얼차량개발실’을 신설하는 등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도 준비했다.


버추얼 개발은 자동차 모델과 주행 환경 등을 가상으로 구축해 자동차 개발 과정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것이다.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 자동차를 만들면 실물 부품을 제작해 조립하며 실험하는 과정을 쉽고 간편하게 대신할 수 있다. 실물 제작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원들은 VR 장비를 착용한 채 가상의 디지털 자동차를 직접 운행하거나 운행 중인 차량을 마음대로 절개해 엔진의 움직임이나 부품의 작동 상황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차 3세대 K5도 이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도심주행, 고속도로, 경사로, 터널 등 다양한 조건의 가상 환경 주행을 통해 운전자 시야를 더 확보했고 험로 주행 환경을 만든 뒤 부품과 엔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간섭을 방지하는 등 초기 단계부터 설계 결함을 없앴다. 연비 향상을 위한 차량 내외부 공력 테스트, 조작 편의성 등의 가상 검증도 이뤄졌다. K5 외에도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 현대차 8세대 쏘나타 등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거쳤다.


현대차·기아차 설계부문은 추후 생산·조립 라인 설계에도 VR을 도입해 조립성을 검증하고 인체공학적이고 효율적인 조립 라인 및 작업 환경을 설계할 예정이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양희원 바디담당 전무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는 설계 초기부터 품질검증이 가능해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발된 차량은 가상 데이터 상태이기에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꾸며 품평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차는 지난 3월 15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VR 디자인 품평장도 구축했다.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 처럼 차량을 감상하고 일부 기능도 작동할 수 있다. 차량 부품, 재질, 색상 등을 마음대로 바꾸며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기아차는 선행 디자인 모델을 일일이 실물로 제작하는 비용·시간 등의 자원 소모를 줄이고, 부담없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VR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차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완전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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