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수녀의 빈소를 말없이 다녀간 윤석열 검찰총장

입력 2019-12-20 16:42   수정 2019-12-20 16:50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의 성년후견제도 도입에 힘쓴 고(故) 윤석인 수녀의 빈소를 찾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 19일 저녁 퇴근 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에 마련된 고(故) 윤석인 수녀의 장례식장에 다녀갔다. 윤 총장은 소박하게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후배 검사와 조용히 빈소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69세의 나이로 타계한 고인은 장애인을 위한 봉사에 일생을 바쳤다. 본인 스스로 가톨릭 역사 최초의 장애인 수녀기도 하다.

어린 시절 급성 소아 류머티즘 진단을 받은 뒤 온몸의 뼈가 굳어 평생 누워 지내야 하는 장애인이 됐다. 30대 들어 가톨릭에 입문해 1982년 세례를 받았다. 작은예수수녀회에서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기 위해 침대차를 타고 전국을 누볐다. 경기도 가평군에 '성가정의 집'을 지어 여성 중증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했다. 장애계에선 고인을 두고 '음지에서 조용하게 봉사하는 것을 소명으로 살아온 수도자'라고 말한다.



윤 총장은 고인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10년 전 법무부에서 성년후견제도를 도입할 당시 고인이 법무부에 여러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빈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년후견제는 판단능력이 충분치 않은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재산과 권리 보호를 위해 법원이 정한 후견인이 법률적 대리권·동의권 등을 행사하는 제도다.

2009년 법무부에서 해당 제도 도입을 추진할 당시 고인이 침대차를 타고 직접 공청회에 참가하는 등 국회에서 민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고인은 법무부가 만든 성년후견제도 홍보 상징물도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사연을 알게 된 윤 총장은 검찰을 대표하는 차원에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직접 빈소를 찾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총장은 평소 장애인과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다"며 "지난해 미국 출장에서도 일부러 하버드대를 방문해 해당분야 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라고 말했다. 우연하게도 윤 총장은 고인과 같은 본관에 같은 항렬이다.

신연수/안대규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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