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B-52 核폭격기 띄워 이란 '최대 압박'…中·러는 美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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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1-07 17:06   수정 2020-04-06 00:02

트럼프, B-52 核폭격기 띄워 이란 '최대 압박'…中·러는 美 견제

미국이 B-52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해 이란을 ‘최대 압박’하고 나섰다. B-52 전략폭격기는 북한이 도발했을 때 한반도에 전개하기도 한 미군의 주력 폭격기다.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어 이 폭격기를 이란 인근에 배치한다는 것 자체가 최고 수준의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CNN은 6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B-52 폭격기 6대를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폭격기가 이란의 미사일 사정 범위를 피하기 위해 일단 인도양 파견 기지로 배치됐다”며 “향후 대이란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했다.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B-52 폭격기가 미국 박스데일 공군기지를 출발해 디에고가르시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중해에서 훈련 중인 바탄 상륙부대가 페르시아만 일대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부대는 수륙양용 공격함인 USS바탄을 비롯해 해군과 해병대원 45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은 지난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폭살 이후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해 중동 일대에 병력을 대거 증파하고 있다. 지난달 말 82공수사단 소속 낙하산 부대원 750명을 쿠웨이트로 보낸 데 이어 같은 사단 병력 3500여 명을 추가 파병했다. 미 육군 레인저를 비롯한 특수전 부대원 150여 명을 중동에 보낸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과 이란 양국 정상은 이날도 서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미국인을 죽이고 고문했다”며 “미국은 이란의 문화유적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또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같은 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52 운운하는 자들은 290도 기억해야 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290은 1988년 미군이 이란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해 숨진 이란인 수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7일 미국에 보복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살해한 미국에 보복하는 시나리오 13개 가운데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 군중이 몰리면서 32명이 압사하고 190여 명이 다쳤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견제 움직임이 뚜렷하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는 이라크 반미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을 규탄하는 유엔 성명을 추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해 무산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중동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이전부터 이란과 손잡았다. 작년 12월엔 3국이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합동 해상훈련을 했다.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다국적 호위연합체 구성 계획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엔 왕이 중국 외교장관이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통화하고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 장관은 “미군의 작전은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위반했다”며 “군사 모험주의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일어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편을 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과 러시아는 중동에서 전면전 위험을 뒤집어쓸 의향도 이유도 없다”며 “이란은 중동 내 시아파 무장세력 외엔 확실한 동맹이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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