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도 美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K바이오 '빨간불'

입력 2020-01-08 18:11   수정 2020-01-09 01:03

한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들의 미국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자금력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발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어서다. 한국 회사들이 두각을 드러냈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격히 레드오션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이달 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자이라베브’를 미국에서 출시한다. 화이자가 미국 시장에 선보이는 첫 번째 자체 개발 바이오시밀러다. 화이자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수입해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품을 판매하다가 이제는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진출은 예견된 일이었다. 화이자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익시피’를 개발해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셀트리온과의 판매 계약 때문에 미국에서는 출시하지 않았다. 익시피는 미국 이외 일본 등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유통 경험을 쌓은 뒤 점진적으로 미국 시장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가 가세하면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아바스틴은 대장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체 의약품으로 연 매출 8조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미국 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이다.

화이자는 자이라베브 가격을 오리지널보다 20% 할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가장 먼저 출시한 암젠의 ‘엠바시’보다도 10% 낮은 가격이다. 암젠과 달리 화이자는 오리지널 개발사 로슈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판매 로열티를 지급하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업계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화이자와 테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MSD에 미국 유통을 맡겼지만 유럽만큼 시장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하는 제품인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승부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8이 FDA 심사를 받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허가를 받더라도 화이자처럼 오리지널사와 특허 분쟁에 합의하지 못하면 출시가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의료계와 보험업계를 장악하고 있어서 경쟁 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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