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딜레마 빠진 韓…美는 '동참 촉구'·이란은 '표적 압박'

입력 2020-01-08 16:42   수정 2020-01-08 16:43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피살과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전면전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정부의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해리 해리슨 주한 대사가 직접 나서 파병 요청을 공식화하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과 함께하면 그들도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한국의 선택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7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라면서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된 안건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회의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이들은 북핵 공조를 위해 모이기로 했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이란 사태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미국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은 이미 자국 선박 안전확보를 위해 P3C 초계기와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을 중동 해역에 파견하기로 한 만큼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도 당초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면서 자칫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류가 돌아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낸 성명을 통해 "미국의 우방은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만약 한국이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동참한다면 이란의 공격 목표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각에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관계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한국 선박 보호를 위해 독자적으로 청해부대가 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한국 선박의 자유로운 운행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청해부대가 즉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도 이곳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 루트로 사실상 이란군이 통제하에 있다.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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