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로 유레카파크에 별도의 전시관을 만드는 것은 스타트업이 CES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CES는 전통적으로 대기업의 경연장이었으나 2~3년 전부터 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유레카파크 쪽으로 관심이 넘어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대기업들이 ‘오늘’의 기업이라면 유레카파크의 스타트업은 혁신 기술과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내일’의 기업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국가 브랜드를 등에 업는 것은 스타트업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부스를 한꺼번에 예약하기 때문에 자리 배치에서 우선권을 얻을 수 있다. 프랑스 국가관은 유레카파크 입구에서 코닿을 거리였다. 화려하게 꾸며진 국가관 안에선 ‘무명 선수’도 빛이 난다. 하나의 팀이라는 이유로 한 번 더 찾게 돼 홍보 효과가 높다.
아쉬운 점은 유레카파크에 한국의 국가대표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 스타트업(179개)은 미국(320개), 프랑스(207개) 다음으로 많았지만 네덜란드(53개)보다도 눈에 덜 띄었다. KOTRA, 서울시, 성남산업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각기 다른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 전시관이 깨진 도자기 조각처럼 분산돼 있었기 때문이다. 유레카파크를 찾은 한 관람객은 “프랑스와 네덜란드 스타트업은 쉽게 찾아서 구경할 수 있었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선수 개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감독이 무능하면 오합지졸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스타트업을 ‘똑똑하게’ 지원하지 않으면 혈세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라스베이거스=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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