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대중화를 위한 집념의 7년. 공연티켓을 가장 많이 판매한 서비스 아이겟 ㈜엔터크라우드 정주황 대표

입력 2020-01-23 17:50   수정 2020-01-23 17:52


▲㈜엔터크라우드 정주황 대표

2019년 공연시장 규모가 9천억 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한 공연예술실태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장기화한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악조건 속에서도 공연 시장이 성장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공연시장 규모가 커진 배경엔 주 52시간 근무 정착으로 인한 문화소비지출 비중이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된다.

그렇다면 공연장을 찾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예술경영지원센터와 BC카드가 분석한 공연 소비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공연장을 찾는 주 소비층은 30대 여성, 40대 남성이다.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공연 소비 금액 중 20%가 30대 여성의 지갑에서 나왔고, 공연장을 찾는 사람 중 40대 남성과 여성 비중은 각각 15%와 14%였다. 이에 반해 20대 남녀 비중은 10%와 4%에 그쳤다.

공연장에 20대의 발길이 끊긴 이유는 취업난에 얇아진 20대의 지갑, 공연 제작 단가 상승으로 인한 높아진 티켓 가격, 다양한 콘텐츠를 저렴하게 볼 수 있는 OTT(Over The Top -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컬음) 서비스의 등장이 그 이유로 손꼽힌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공연 티켓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공연을 보지 않는 이유는 ‘가격이 비싸서’ (37.6%), ‘공연을 감상할 여유가 없어서’ (20.0%), ‘공연장소가 멀어서’ (11.5%)로 집계되었다.

실제 2014년 5만 원 중반대였던 연극, 음악 공연 티켓 값은, 작년 6만 원 중반대로 높아졌다. 뮤지컬의 경우 보통 6만 원에서 VIP석의 경우 15만 원대를 호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료 또는 월 1만 원대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은 공연장으로 가는 20대의 발걸음을 끊을 충분한 외적, 내적 동기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해서 밀레니얼 세대가 공연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 데이터 기업인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먹고 입는 것보다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20대들에게 문화생활은 여행만큼이나 매력적인 콘텐츠이다. 그렇다면 공연 티켓 가격은 왜 비싼 것일까? 그 이유는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법칙에서 찾을 수 있다. 공연은 제한된 공연장에서 비교적 일정하게 공급이 되는 데 반해, 수요는 시즌별로 들쑥날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연 시장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공연 멤버십 서비스를 만든 사람이 있다. 공연 큐레이션 앱과 공연 멤버십을 서비스하는 정주황 대표이다.

정 대표는 ‘공연은 영화보다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라고 말하며 오프라인 공연이 주는 경험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명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던 정 대표는 올해로 사업 7년 차다. 정 대표가 만든 애플리케이션 아이겟은 출시 10개월 만에 15만 다운로드 달성, 월간 활성 방문자는 2~3만 명에 이른다.

아이겟이 순항할 수 있던 이유는 지난 6년간 3번의 피봇팅 (초기에 수립한 사업의 목표나 서비스 운영방식 등을 중간에 바꿔 다른 성격의 사업으로 이전하는 것) 과정에서 거센 역풍과 높은 파고를 버텼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4년 귀국 후 정 대표가 만든 공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의 경우 월 이용자 수가 10명에 그쳤고, 이후 인디밴드를 위한 티켓팅 사이트를 만든 뒤 인디밴드 20곳과 협업하여 서비스를 런칭했지만 고객은 월 100명에 그쳤다. 지표상으로만 보면 10배 성장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이런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정 대표는 또다시 도전하였다. 두 개의 서비스를 만들며 인디밴드와 공연장 관계자와 소통하며 공연장 공실률이 높다는 것에 착안, 공연장 대관 플랫폼을 런칭했다. 서비스 런칭 후 대관 문의가 많이 들어왔지만, 돈이 되질 않아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6년간 실패의 원인은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아닌, 제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3번의 서비스를 런칭하고 실패하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돌이켜보면 다 의미가 있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 시장이 커야 한다.’는 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다가 아이겟이 나오게 되었어요.”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갈 정도로 궁지에 몰렸던 적도 있지만, 공연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주황 대표의 끈질긴 집념. 3번의 피봇팅 과정에서도 공연이라는 한우물만 팠던 뚝심.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1년 반 동안 퍼포먼스 마케팅을 직접 공부하며 실무에 적용했던 열정.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아이겟이란 서비스가 빛을 볼 수 있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공부할 때, ‘노가다’를 많이 했어요. 제가 좋다고 생각했던 메시지가 소비자에게는 먹히지 않을 때도 있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메시지가 먹힐 때도 있었죠. 다양한 메시지를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전달하면서 최적의 메시지를 선정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서비스의 기능도 축소하거나 강화하였어요.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하시는데, 창의성은 많은 시간의 반복 작업이 쌓였을 때 나온다고 생각해요”. 현재 아이겟의 슬로건인 ‘인기 있는 공연을 3만 원대에 보세요.’ 라는 역시 수많은 반복작업에서 ‘발견’ 한 것이라고 한다.

“공연 티켓은 항공권과 같아요. 판매자는 공연 좌석을 채워야 하는 고민이 있고, 소비자는 싸게 보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공연 시장의 수요와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어요. 공연 기획사와 공연 관람자를 모두 만족하게 하는 서비스로 만들고 싶습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아이겟 멤버십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연을 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관광사업과 연계하여 외국인 관객을 확보,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획,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공연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겟은 현재 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홈페이지에서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이겟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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