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0.4%' 우한만 구출? 99.6% 中교민, 정부 대책 어디에

입력 2020-01-29 13:36   수정 2020-01-29 15:02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우한 폐렴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입니다. 2019년 12월 31일 우한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왔죠. 2020년 1월부터는 우한 지역을 넘어 중국 전역으로, 나아가 미국 유럽 등지에서까지 확진자가 나오고 있을 만큼 빠르게 확산하는 중입니다.


2020년 1월 29일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중국 내 확진자는 5924명, 사망자는 132명에 달합니다. 중국 치사율로 보면 2.22%, 확진 감염 100명 중 2~3명이 사망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한 폐렴을 지칭하는 용어도 점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주요 해외 언론은 이전부터 이미 'New China Virus' 등의 표현을 써오기도 했죠. 한국에서도 이미 확진자가 여럿 나왔을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부의 대응을 살펴보니 상당 부분이 우한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교민을 위한 전세기도 우한으로 보내고,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도 우한에서 오는 비행기만 막았죠. 입국자 전수 검사도 우한에서 귀국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과연 우한만 잘 피하면 될 일일까요.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만한 여러 데이터를 뉴스래빗이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안심할 만큼 충분한지, 뉴스래빗 [팩트알고]에서 데이터로 짚어봅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뉴스래빗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가늠할 만한 여러 데이터를 분석했다. 막연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위험성을 정량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분석 대상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일별 바이러스 전염 추이다. 우한에서 시작한 바이러스가 얼마나 범위를 확장했는지 현황을 살펴본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에서 2020년 1월 21일부터 27일까지 발표한 보고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WHO와 NHC는 일별 확진자 수, 사망자 수 등을 발표한다. 둘째는 우한공항 이착륙 항공편 목록이다. 실시간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우한공항 출발 및 도착 항공편 전수를 수집했다. 셋째는 중국 성(城)별 재외 동포 현황이다. 외교부가 2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재외동포현황'을 참고했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최신 자료(2019년판)를 활용했다.
중국 내 전염 추이: 우한만의 문제인가
: 확진 100명 돌파 성 총 8곳으로 늘어
: 확진 발생국 일주일새 4개→17개국
WHO와 NHC가 발표한 보고서를 취합해보니, 우한시가 위치한 후베이성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2020년 1월 29일 0시 기준까지 중국 내 확산 데이터를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총 5494명, 사망자수가 131명에 달했습니다.

뉴스래빗 분석 결과, 불과 4일 만에 확진자 수 100명을 넘어선 중국 지역이 8개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현재 우한 지역에 집중해 대응을 이어나가고 있죠.

2020년 1월 24일까지 확진자가 100명이 넘는 성은 후베이성 한 곳에 불과했습니다. 25일 저장성, 26일 광동성, 허난성, 충칭시, 후난성, 27일 안후이성, 28일에는 장시성까지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했습니다. 27일 하루동안만 중국 내에서 188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추가소식도 29일 전해졌습니다.

중국만 경계할 일도 아닙니다. 세계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죠. 태국, 홍콩, 일본,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곳곳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확진자 발생 국가는 21일에는 4곳뿐이었지만 불과 일주일 사이인 28일에는 17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입국자들에게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우한에서 오는 입국자들을 중심으로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월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의 경우 전수조사를 추진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 1월 13일부터 26일까지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3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우한공항 항공편, 80% 정상운행 중
: 우한 출발·도착 비행기 어디로 가나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우한공항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3023명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2020년 1월 28일 밝혔습니다.


뉴스래빗 홈페이지에서 출발편, 도착편별 상세 현황 확인
우한공항에는 하루 600여편의 비행기가 드나듭니다. 2020년 1월 29일엔 631편이 입출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0시 기준으로 305편이 우한공항에서 출발하고, 326편이 우한공항으로 도착하기로 되어 있죠. 하루 1100여편이 이착륙한다는 인천국제공항의 절반 수준입니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2020년 1월 29일 우한공항에서 이착륙이 예정되어 있던 항공편 중 취소가 확정된 비행은 18~20% 수준입니다. 도착편 326편 중 65편(19.9%)이 취소된 상태고, 출발편은 305편 중 54편(17.7%)이 취소됐습니다. 전날 취소율이 20%를 웃돌았던 것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항공편 취소는 0시 기준으로 아직 모두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하루 내내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인천공항에서 우한공항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은 티웨이항공 TW615편(현지시간 0시 35분 우한 도착), 아시아나항공 OZ909편(현지시간 2시 20분 우한 도착), 대한항공 KE881편(현지시간 11시 30분 우한 도착) 세 편입니다. 플라이트레이더24에는 0시 기준 세 항공편 모두 취소되지 않은 채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우한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은 한 편 적은 두 편입니다. 티웨이항공 TW616편(현지시간 1시 35분 출발), 대한항공 KE882편(현지시간 12시 50분 출발)이죠. 두 항공편 모두 0시 기준 플라이트레이더24 상에서는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항공사들은 중국을 오가는 노선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습니다. 다수 항공사가 중국행 예매 취소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2월 1일부터 인천~구이린, 인천~하이커우 노선 운항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소된 항공편은 주로 중국 국내선입니다. 취소된 우한공항 출발편 54편 중 해외행은 미얀마 1편, 일본 1편 뿐입니다. 취소된 도착편 65편 중에서도 해외발은 태국 1편, 싱가포르 1편, 일본 1편으로 3편에 불과하죠.

0시 기준이기 때문에 취소되는 항공편 수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국내 항공사들도 잇따라 중국행 노선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있기도 하죠. 다만 우한공항을 드나드는 비행기의 80% 가량은 취소가 확정된 건지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인이 어떤 경로를 통해 우한으로 들어갈지, 혹은 우한을 출발한 승객이 어디로 가서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그 바이러스가 인천공항으로 유입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좀 더 광범위한 차단 대책이 필요합니다.
우한, 중국 246만 교민의 0.4% 불과
: '동북 3성' 교민 63%, 155만 거주…65명 확진

99.6% 남은 중국 교민 위한 정부 대책은?
정부는 2020년 1월 30일과 31일에 걸쳐 우한에 전세기 4대를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우한에 체류하고 있는 교민 중 귀국 희망자에 한해서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외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소식에 현지 교민 700여명이 귀국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가 발표한 재외 교민 현황에 따르면 주 우한 총영사관 관할 교민 수는 9818명(2019년 기준) 수준입니다. 중국 전체 교민 246만1386명의 0.4%에 불과하죠.

중국 전체에서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이른바 '동북 3성'이라 불리는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입니다. 주 선양 총영사관 관할이죠.

2019년 기준 총 154만8199명으로 중국 교민의 62.9%가 이 지역에 삽니다. 한반도 바로 위 동북 지방이라 우한과는 거리가 있지만, 영사관에 따르면 랴오닝성 27명, 지린성 8명, 헤이룽장성 30명(2020년 1월 28일 9시 기준) 등 총 6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안전하다고 하긴 어렵죠.


문재인 정부는 1월 30일, 31일 양일 간 우한 텐허 국제공항으로 전세기 4편을 띄워 귀국의사를 밝힌 693명 교민을 한국으로 데리고 옵니다. 이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대응입니다. 보름 가까이 고립돼있던 우한 지역 교민을 구출할 유일한 대책이죠.

남은 문제는 우한 외 지역에 살고 있는 99.6%의 대다수 중국 교민에 대한 대책입니다. 뉴스래빗이 확인한 바 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 100명을 넘은 중국 성이 8곳을 이미 넘었고, 교민 67%가 몰린 '동북 3성' 내 확진자가 65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미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만큼, 우한 외 99.6%의 여타 중국 교민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도 절실해 보입니다 !.!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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