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국 직위해제 소식에 서울대 학생들 환영…"애초에 학교 떠났어야 할 사람"

입력 2020-01-29 16:21   수정 2020-01-29 16:23


"애초에 민정수석 할 때 학교를 떠났어야 할 분이 괜히 학교에 미련 갔다가 험한 꼴 당하신 것 같아요."

29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만난 학생 김 모(22·여) 씨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교수 한 명일 뿐인데 그동안 무언가 엄청난 비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 같아 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 대해 직위해제 결정을 내렸다. 서울대 측은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에 따라 29일 자로 직위를 해제하기로 했다"면서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징계와는 달리 교수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행정조치"라며 조 전 장관 직위해제의 사유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한 뒤 지난해 10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9일 법학전문대학원 교무과에 2020학년도 1학기 강좌로 '형사판례 특수연구' 개설을 신청해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이지만 교원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는 사립학교법(사학법)이 적용된다. 사학법에 따르면 소속 교수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될 경우 학생 수업권을 위해 직위해제가 가능하다. 직위해제 상태에서는 첫 3개월간 월급의 50%가 지급되고, 이후에는 월급의 30%가 지급된다.

이같은 서울대의 결정에 재학생들은 환영의 메시지를 던졌다. 잘잘못을 떠나 수개월 간 학교를 시끄럽게 했던 만큼 조 전 장관을 옹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회관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학생 윤 모(27) 씨는 "학생들 입장에서 우리 학교 구성원이 구설수에 오른다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는가"라며 "어디 가서 말은 못하지만 나름 서울대라는 프라이드를 갖고 지내는 학생들에게도 조 전 장관은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잠하던 학교 측에서도 이제야 정신 차린 것 같다"면서 "직위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조용하게 재판 결과만 지켜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라는 조 모(32) 씨는 "민정수석을 내려놓고 학교로 돌아올 때, 법무부 장관을 내려놓고 학교로 돌아올 때 이 모든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학생들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이제라도 행동에 알맞은 처분을 받은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끼리는 학교를 그만둬도 될만한 충분한 재력을 갖추신 분이, 학교를 그만둬도 명예교수라는 직함을 가질 수 있는 분이 뭐가 아쉬워서 학교 직에 사활을 걸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지속적으로 남아있는 모습을 보이려다 못 볼 꼴을 보게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정문에서 만난 박 모(26·여) 씨는 "학내에서 반대 집회는 있어도 옹호 집회는 많이 없었지 않은가"라며 "그게 조 전 장관을 바라보는 서울대 학생들의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초동에서 광장에서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있을지언정 우리는 학교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며 "개인 사정으로 학교를 시끄럽게 만드는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는가"라고 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서울대의 직위해제 결정이 나오자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울대의 결정을 담담히 수용하겠다"면서도 "검찰의 일방적인 판단만이 반영된 기소만으로 신분상의불이익 조치를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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