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ㅣ"아내 몰래 산 게임기, 그렇게 잘못인가요?"

입력 2020-02-01 08:53  



남동생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누나가 게임기를 선물했다. 이 사실을 알고 올케가 분노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 씨는 최근 남동생 부부의 부부싸움에 휘말리게 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동생이 이전부터 갖고 싶다던 플레이스테이션4를 선물해줬는데, 올케가 "왜 게임기를 사줬냐"고 따져 물은 것. 결국 A 씨는 평소 자신이 활동하던 온라인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했다.

"동생은 술, 담배 안하고 유일한 취미가 게임입니다. 평소에도 게임기를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사지 않길래 물어보니 '올케가 반대한다'고 하더라고요. 게임기 살 돈이면 네 식구 외식을 해도 몇 번이나 할 수 있다면서요. 그래서 동생 생일에 제가 사줬는데, 올케가 전화를 해서 따지듯 물었어요."

A 씨는 "생일이라 갖고 싶은 선물을 사줬다고 해명했지만, '여태 안산 거 보면 이유가 있을 거라는 거 모르겠냐'며 '의논이라도 하고 사지, 왜 그냥 사줬냐'고 몰아붙였다"며 "솔직히 기분이 나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올케는 이어 "게임기가 집에 있으면 아이들이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하려고 한다"며 "애들 성적 떨어지면 책임질 거냐"고 A 씨를 몰아세웠다.

결국 남동생이 A 씨를 찾아와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게임기는 아내가 (아내의) 남동생을 줬다. 회사간 사이에 줬고, 처남이 '감사하다'고 톡을 보내서 알아서 한바탕 싸우고 왔다"고 전했다.

A 씨는 "동생이 '이젠 게임기가 문제가 아니라 늘 마음대로 고집만 부리며 집안을 휘어잡는 올케가 질린다'고 한다"며 "'자기 말만 옳다'고 우기는 아내에게 정이 다 떨어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A 씨의 글에 올케의 행동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무리 부부라도 누나가 준 선물인데, 내키지 않아도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이 글만 봐서는 올케는 답이 없다", "남동생이 너무 불쌍하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또한 "어떻게 저렇게 사냐", "이혼을 해야 할 상황인 거 같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하지만 "자기 중심적으로 쓴 글 아니겠냐"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특히 "아내가 그동안 반대하는 데 이유가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사줬냐"며 A 씨의 행동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글이 화제를 모으자 A 씨가 "남동생은 돈도 잘 벌고, 7억 원 짜리 자가 아파트도 갖고 있는데 용돈은 한 달에 20만 원만 받는다"며 "아이들도 초등학생, 중학생이라 다 컸다"는 설명을 덧붙이자 "한창 공부할 아이들인데 아빠가 게임하면, 당연히 게임하고 싶지 않겠냐"면서 A 씨의 경솔함을 탓하기도 했다.

게임기로 인한 부부 갈등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다. 2018년 방영된 tvN '아는 와이프'에서도 남자 주인공 차주혁(지성)이 아내 서우진(한지민)에게 말없이 게임기를 구매하고, 몰래 밤마다 게임을 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한 백화점에서 플레이스테이션4를 정가 대비 최대 15만 원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하자 정문 앞에 패딩이나 코트를 입은 남성들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해당 백화점에서 준비한 물량은 오전에 모두 동이 났다.

중고 사이트에서는 "아내가 강력하게 반대해 게임기를 판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기는 표면적인 갈등일 뿐 "존중의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게임기를 구매하고, 게임이라는 취미 생활을 하는 것에 있어서 부부 양측이 서로 상호 합의를 이뤘냐는 것. 아내는 남편의 취미 생활을 존중하고, 남편도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마친 후 합의 된 시간 동안만 게임을 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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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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