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번 확진자 돌아다닌 성신여대·혜화 일대 불안 확산

입력 2020-01-31 16:39   수정 2020-02-01 01:13


지난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들이 설 연휴 동안 서울 일대에서 다수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5번 환자는 사람들이 밀집한 영화관에서 영화도 관람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들의 자세한 이동경로 발표를 미루는 상황에서 환자 및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다녀간 영화관 음식점 어린이집 교육기관 등이 줄줄이 폐쇄돼 지역사회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영화 관람까지 한 5번 환자

31일 질병관리본부 산하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번 환자가 업무차 중국 우한을 방문했다가 24일 중국 창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남성은 입국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26일 오후부터 몸살 증상을 보여 능동감시에 들어갔다. 5번 환자는 귀국 이후 가족을 비롯해 10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본은 접촉자들을 자가 격리한 뒤 심층조사한 결과 이 중 지인인 1명이 양성으로 확인돼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6번 환자는 22일 3번 환자와 접촉해 2차 감염된 환자다. 질본 조사 결과 8명과 접촉했으며, 이 중 가족 2명에게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5번 환자는 귀국 이후 설 연휴였던 지난달 25일 CGV 성신여대입구점에서 영화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6번 환자도 설 연휴 거주지인 서울에서 가족을 만났다.

질본은 그러나 5, 6번 환자의 구체적인 이동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수많은 이동경로와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고 폐쇄회로TV(CCTV), 카드 내역 등을 확인하는 중이어서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정리되는 대로 빠르게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5번 환자의 이동경로가 담긴 문서가 온라인에 유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부 보고용 문서가 자치구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출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방문 지역 주민들은 ‘불안’

그러나 5, 6번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음식점과 영화관은 줄줄이 휴업에 들어갔다. 확진자 가족의 직장도 방역 작업에 나섰다. 5번 환자가 다녀간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30일 밤부터 영업을 중단하고 2월 2일까지 휴업한다고 공지했다. CGV는 해당 영화관을 폐쇄한 뒤 방역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영화관은 키오스크와 상영시간표 안내판 등 전자기기의 전원이 모두 꺼져 작동이 중단됐다. 팝콘 기계 등에는 투명 비닐이 씌워져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는 작동을 멈췄고, 엘리베이터는 영화관이 있는 10층에선 운행되지 않았다. CGV 관계자는 “당일 근무했던 직원도 모두 자가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3번, 6번 환자가 함께 식사한 서울 강남의 음식점 한일관도 휴업을 알렸다. 두 사람은 22일 오후 6시부터 1시간가량 식사를 했다. 한일관 측은 홈페이지에 “한일관 본점은 3번 환자 방문 후 보건소 지침에 따라 방역을 했다”며 “다시금 위생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2월 5일까지 휴무하니 양해해달라”고 공지했다.

6번 환자의 딸 A씨가 근무하는 충남 태안군의 한 어린이집도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 교사인 A씨는 설 연휴 기간 서울에서 아버지인 6번 환자와 접촉하고, 연휴가 끝난 28~30일 어린이집에 출근해 원생을 가르쳤다. 해당 어린이집은 즉각 방역 소독 작업을 벌이고 잠복기가 끝나는 오는 10일까지 휴원하기로 했다.

6번 확진자 사위 B씨가 근무하는 태안군 원북면 한국발전교육원도 31일 교육생 전원을 긴급 귀가시켰다. 한국발전교육원은 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한 5개 화력발전회사가 설립한 직원 교육기관으로 200여 명이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31일 추가로 확진된 7, 8번 환자와 관련된 시설도 폐쇄됐다. 경기 수원시는 이날 7번 환자와 접촉한 보육교사가 다니는 시립금호어울림어린이집을 휴원했다. 해당 보육교사는 24일 사촌지간인 7번 환자와 저녁 식사를 했다. 현재까지 별다른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번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이마트 전북 군산점도 31일 오후 6시 문을 닫고 방역에 들어갔다.

확진 환자들의 자세한 이동경로가 발표되지 않고 소문으로 관련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강을 연기한 대학도 나왔다. 경희대는 3월 2일로 예정된 1학기 개강을 1주일 늦추겠다고 이날 밝혔다. 경희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4727명으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많다.

배태웅/수원=윤상연 기자 btu104@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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