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확산…"중국인 출입 안돼요"

입력 2020-02-02 13:42   수정 2020-02-03 03:4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 중국인 자체를 거부하는 정서가 커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제주도의 가게들과 주말마다 사람이 꽉 차는 서울의 유흥업소 일부는 ‘중국인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였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온천은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위생 관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홈페이지에 “중국인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라”는 민원이 쏟아져서다. 서귀포시에 있는 한 리조트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인 손님은 당분간 받지 않고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서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과 홍대입구 외 다른 지역에서도 ‘중국인 출입금지’ 팻말을 건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종로구의 한 식당도 최근 중국어로 된 출입금지 안내문을 붙였다. 이 식당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이 종종 오는데 한국 손님들이 중국어만 들어도 부담스러워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태원과 강남의 클럽들도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인 손님 입장을 제한한다’는 공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클럽은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 차는 만큼 감염이 쉽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클럽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들이 돈을 많이 쓰지만, 한국인 고객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인은 무조건 입장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중국인 자체에 대한 혐오로 비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최근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중국인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 있다가 온 한국인이나 다른 국적의 외국인들은 검열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2일 기준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 15명 중 중국인은 3명이다.

불안감이 커진 한국 손님들을 고려해야 하는 상인들의 입장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게 주인들은 정부와 달리 누가 최근에 중국을 방문했는지 구분할 수 없는 데다, 한국인들이 중국인이 많은 가게에 가는 것을 꺼려 매출이 떨어지자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생계가 달린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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