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중동(靜中動)의 미학, 정효빈

입력 2020-02-14 15:15   수정 2020-02-16 05:14


[김치윤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그야말로 ‘기교(技巧)’의 향연이다. 한해 시작부터 화제성, 시청률 등 화제성에서 압도하고 있는 ‘미스터 트롯’만이 아니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수많은 프로그램들은 대한민국에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대중이 얼마나 환호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취향은 다양한 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능수능란한 바이브레이션,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높은 고음에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자극적인 음식보다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듯이. 

2019년 4월 첫 싱글 ‘처음이라서’로 데뷔한 가수 정효빈은 그런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보컬리스트다. 음식에 비교하자면 비빔냉면보다 평양냉면에 가깝다. 가사와 멜로디를 정확하게 짚어나가며 뉘앙스 전달에 그 누구보다 몰두하는 정효빈의 목소리는 자극보다 음미란 단어가 어울린다.

이런 정효빈의 목소리에 대중은 반응했다. 첫사랑이 줬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아파하는 ‘처음이라서’는 멜론과 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 차트 톱100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1월 발표한 ‘가끔은’은 지난 4월과 9월 발표한 '처음이라서'와 '달라진 니 마음'에 이어 이별 3부작을 완성시키는 곡이다. '처음이라서'와 '달라진 니 마음'이 각각 이별의 슬픔과 분노를 담고 있다면 '가끔은'은 체념의 감정을 노래한다. 그리고  이 세 곡은 정효빈이 얼마나 정중동(靜中動)의 자세로 노래에 접근하는 지도 보여준다.



-‘가끔은’으로 ‘처음이라서’ ‘달라진 니 마음’을 잇는 이별 삼부작을 마무리했다.

처음부터 연작을 염두에 두진 않았다. ’가끔은’을 준비하면서 삼부작으로 마무리하는 형태로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정효빈 1기를 마감하는 느낌? 아직 신인인데 ‘이별’ 이미지로만 굳어질 순 없으니까(웃음). 밝은 사랑노래도 하고 싶다.

-3부작을 거치면서 창법에 섬세한 변화를 줬다. 각 곡마다 포인트는?

사실 ’처음이라서’ 후반부 허스키한 목소리는 당시 녹음 때 감기에 걸려서 그랬다. 그런데 반응이 좋았다. ‘달라진 니 마음’ 작업할 때 목소리 톤에 고민이 많았다. 결국 노래 가사처럼 분노를 표현하려고 허스키한 보이스를 유지했다. ‘가끔은’은 체념, 후회의 감정이 노래 전반에 걸쳐있다. 그래서 전반부는 차분하게, 후반부에 격정적으로 했다. 후반부 ‘이젠 널 볼 수 없어도 되돌릴 수 없어도 잊어야 하니까 그래야 하니까’란 가사가 나오는 부분에서 고음 애드리브 후 끝음을 들리도록 내리는 것도 의도한 것이다. 이별 후 힘이 쭉 빠지는 느낌, 이별에 아파할 기운도 없다는 걸 표현하려 했다.



-바이브레이션을 자제하는 편이다. 테크닉에 있어 현재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감정선에 치중해서 그걸 전달하는 주력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테크닉이 떨어진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기조는 유지할 계획이다. 톤 변화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내 스타일을 가지고 앨범 콘셉트에 맞춰서 표현할 예정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두번째 ‘달라진 니 마음’ 활동 막바지에 고등학교 축제행사를 갔다. 많이들 알아봐주고 떼창을 해서 감동적이었다. 팬카페는 있지만, 실제로 보니 느낌이 정말 달랐다.



-데뷔곡 ‘처음이라서’는 뮤비 전체를 연기했다. 에피소드는?

데뷔앨범이니까 직접 연기를 해보자고 시작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너무 떨렸다. 너무 어색해 발가락 꼼지락 거리는 게 보일 정도였다. 주변에서는 ’수족연기’라고 할 정도로 놀렸다(웃음). 그 때 이후로 연기수업을 받고 있다. 연기수업이란 타이틀이지만 가수로서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데뷔곡 제목이 '처음이라서' 란 점이 흥미롭다. 부담도 되고, 위안도 되는 느낌. 곡을 받았을 때 어땠는지?

데뷔곡이기도 하고, 가사도 그런 내용을 다루고 해서 회사에서 의도적으로 지었다. 어디 가서 얘기할 때 재밌었다. 정말 모든 게 다 처음이니까. ‘원래 제목은 ‘처음’이었다. 처음’이란 단어 뒤에 뭐가 붙는게 더 좋을 것 같아 이런 저런 걸 해보다가 ‘처음이라서’로 결정하게 됐다.



-‘가끔은’ 뮤비 후반부 여주인공이 노래를 따라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넣게된 사연이 있는지?

드라마타이즈 형태로 진행되는 발라드 뮤비 특성상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차별화를 두고 싶어 회사 분들이 감독과 미팅을 하면서 제안을 했다. 정작 그 장면 촬영 때는 현장을 못 가봤는데, 나중에 뮤직 비디오 보고 놀랬다.

-닮았다는 연예인이 있을 것 같다.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배우 이선빈 얘기를 많이 듣긴 했다. ‘달라진 니 마음’ 활동 때 레드벨벳 아이린 선배를 직접 보고 나니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영감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있다면?

영화를 즐겨본다. ‘노팅힐’이 인생영화다. 교훈을 주는 영화가 좋다. 시집도 즐겨읽는다. 예쁜 단어를 읽는 편이다. 노래도 많이 듣는다.



-현재 관심 있는 국내외 뮤지션은?

올드팝을 자주 듣는다. 레이 찰스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영화 ‘레이(Ray)’도 감동적으로 봤다. 에밀리 킹에도 빠졌다. 5월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온다고 해서 갈 예정이다. 국내가수로는 정승환을 존경한다. 발라드에서 감정선이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 옥상달빛 등 인디뮤지션에 대한 관심도 많다.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지?

이런저런 장르를 하고 싶다. ‘정효빈은 이거다’가 없었으면 좋겠다. 믿고 들을 수 있는 뮤지션, 기대하게 만드는 가수가 되고 싶다. 신인이니까 배워가고 싶다. 자신에게도 기대가 되고, 기대감을 심어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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