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원상복귀' 킹크랩 가격에 노량진수산시장 소비자·상인 '분통'

입력 2020-02-14 14:26   수정 2020-02-14 17:07



러시아산 킹크랩의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상인과 소비자들이 갈등을 빚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가격 하락 소식에 수요가 증가하자 가격이 다시 오른 뒤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은 데 따른 결과다.

기자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을 찾은 결과, 러시아산 블루킹크랩 가격은 1kg 당 6만5000원부터 7만5000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었다. 최근 킹크랩 가격 하락 소식이 전해진데다 한 대형마트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고 도매시장을 찾은 소비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킹크랩을 구입하려던 주부 김정난씨(54)는 시장 상인과 말싸움을 벌였다. 김씨가 시장 상인에게 "마트에서 1kg당 49900원에 판매한다"며 노량진수산물시장의 가격이 비싸다고 얘기하자 상인은 "그건 거짓말이다"라며 기분 나쁘다는 듯이 대꾸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상인은 "대기업이 수입업자에게 대규모로 구매해 물량을 푸는 것과 매일매일 새로 들여오는 노량진의 킹크랩을 비교하면 이게 형평성에 맞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량진시장 건물 3층에서 킹크랩을 판매하는 또 다른 상인 박모씨(53)는 "손님들이 킹크랩을 4만~5만원에 팔라고 하는데 이제 그 가격에 판매할 수가 없다"면서 "오늘 경매가가 6만 5000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지난주 화·수·목요일에는 우리도 4만5000원~5만5000원에 판매했다"면서 "가격이 뚝 떨어지니 일반인들까지 경매장에 와서 직접 사가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사람들이 킹크랩을 싹쓸이해가니 지금은 자연스럽게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손님이 많아져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른 건데 상인들이 폭리를 취한다고들 하니 황당할 뿐"이라며 억울해 했다.

저렴한 가격을 예상하고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들도 불만이 많았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허미례 씨(34)는 "예상했던 가격보다 1만~2만원 비싸다"라면서 "4인 가족이 먹을 양으로는 3kg정도를 사야하는데 그럼 3만~6만원 더 비싼 셈이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이어 "킹크랩 가격이 떨어졌다고 봤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3일 러시아산 블루 킹크랩을 100g당 4980원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마트 킹크랩 평균 가격이 100g당 898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44% 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으로 들어가려던 러시아산 킹크랩 선박이 국내로 입국, 국내 반입량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20t이라는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노량진수산물시장 상인들이 더 많은 마진을 취하기 위해 가격을 높이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산물 시세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 관계자는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은 100% 경매시장이다보니 수요와 공급에 가격이 매우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인들이 일부러 가격을 높였다기보다는 실제로 킹크랩의 가격이 높아졌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통관 문제가 킹크랩의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섣불리 킹크랩의 가격에 대해서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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