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는 2019년 주식발행시장(ECM)의 베스트 딜메이커로 이현규 한국투자증권 IB2본부장(사진)을 선정했다. 이 본부장은 역대 최대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롯데리츠의 설계부터 공모·상장까지 주도하며 ECM의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그룹이 보유 유통매장을 자산으로 담아 공모 리츠를 설계한다는 소식이 2년여 전 시장에 돌았을 때, 대다수는 성공 가능성 자체를 불투명하게 봤다. 그동안 한국 자본시장에서 공모 리츠가 받아온 푸대접 때문이다.
뉴코아아울렛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리츠코크렙은 2018년 상반기에 실시한 일반 청약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다. 같은해 8월 상장한 신한알파리츠가 경기도 판교 소재 오피스라는 매력적인 기초자산을 앞세워 충분한 투자수요를 모으긴 했지만, 리츠가 대규모 공모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그러다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홈플러스리츠가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당한 끝에 지난해 3월 자진철회를 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홈플러스리츠처럼 대형마트를 기초자산으로 담고, 공모금액도 큰 롯데리츠 역시 공모를 포기할 거란 전망이 시장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롯데리츠는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4299억원을 공모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리츠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358.06대 1, 일반 청약 경쟁률은 63.28대 1을 기록하며 당시 공모 리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10월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첫날엔 상한가를 치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다.
롯데리츠가 시장의 우려와 악재를 딛고 공모 전후 모든 과정에서 성공하기까지, 대표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 내에서 이 본부장은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롯데리츠가 투자심리를 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지분구조, 배당수익률, 기초자산 구성 등을 결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는 평가다.
당시 투자자들이 롯데리츠에 대해 가졌던 가장 큰 의구심 중 하나는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미래였다. 롯데리츠의 기초자산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이 향후 임차료를 꾸준히 올려 낼 수 있을 만큼 매출을 낼 수 있을지가 투자자들이 제기한 문제점이었다.
이런 우려에 대해서는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의 최대주주(지분율 50%) 지위를 유지하며 장기임차를 해 꾸준히 임차료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유통이라는 초우량 임차인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세워 발행하는 회사채와 비슷한 구조라는 인상이 롯데리츠에 대한 투자심리를 돌리는데 주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롯데리츠가 제시한 연 6%대 배당수익률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롯데그룹과 주관사단 사이에서는 적절한 배당수익률이 얼마일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리츠는 연 7%대 배당수익률을 제시했는데도 공모를 자진철회할 만큼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했던 상황이었다. 롯데리츠가 예상 배당수익률을 공개했을 때, 시장에서는 롯데유통의 우량한 신용도에 더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적정한 이익률 수준을 찾았다는 호평이 나왔다. 또 롯데리츠의 기초자산 중 하나로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포함시킨 점도 리츠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본부장은 “롯데리츠가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만한 구조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발행사의 강력한 의지에 리츠 활성화 정책, 초저금리 기조 등 외부 환경까지 우호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이 주도한 롯데리츠는 올해 공모 리츠 ‘붐’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빠르면 연내 호텔, 임대주택, 물류센터, 주유소, 해외 오피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리츠가 줄줄이 등장할 예정이다. IB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 리츠의 공모 규모는 2조원 수준이다. 이는 롯데리츠의 성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란 평가다.
투자자들에게 초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상품을 제시하고, ECM의 영역을 넓힌 데 기여한 이 본부장을 2019년 베스트 딜메이커로 선정한 이유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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