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이 신천지 교회서 감염…예배 인원만 1000명, 공포에 질린 대구

입력 2020-02-19 17:29   수정 2020-02-20 01:36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15명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대구는 도시 전체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환자와 의심환자가 다녀간 대학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이 지역 의료시스템이 마비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대구 전체가 위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 확진을 받은 환자 22명 중 20명이 대구·경북지역에서 나왔다. 이들 중 15명은 대구에서, 3명은 영천에서, 2명은 청도에서 발생했다. 이 중 14명이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속출하면서 지역 대학병원은 잇따라 응급실을 폐쇄했다. 영남대병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응급실을 폐쇄했다. 음압병상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 중 확진자가 나온 경북대병원도 18일 밤 11시15분부터 응급실을 닫았다. 37번 환자가 다녀간 영천지역 동네의원 네 곳도 폐쇄됐다.

신천지대구교회를 다니지 않는 환자도 추가됐다. 38번 환자(56·여)는 대구 남구에 거주한다. 지난 15일 119구급대를 통해 경북대병원으로 실려왔고 입원 치료를 받다가 확진자로 확인됐다. 46번 환자(27·남)는 달서구 W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대구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경북 영천의 37번 환자(47·남)는 16일 영천금호의원, 17~18일 김인환 내과, 18일 영제한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18일 경북대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확진환자와의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에 사는 권현수 씨는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신천지교회의 예배자가 1000명에 달한다는데 이러면 대구 전체가 위험한 것 아니냐”며 “정부가 빨리 나서서 역학조사를 지원해 시민들의 불안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천이 고향인 정모씨는 “고향에 전화를 해보니 길에 다니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며 “대구·경북 사람들은 웬만하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에 사는 주부 최모씨는 “약국에서 1회용 마스크도 한 사람에게 7개들이 한 세트씩만 판매하고 있다”며 “학원에도 당분간 아이들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인터넷 맘카페 등을 통해 확진자 발생 소문이 돌면서 관공서에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신천지 예배 참석한 1000명 전수조사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과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상황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것은 이날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확진자 20명 가운데 14명이 신천지대구교회를 다닌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31번 확진자는 2월 9일과 16일 각각 500명 가까이 참가한 예배에 참여했다고 대구시는 19일 발표했다. 대구시는 양일 예배에 참석한 1000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대구교육청은 관내 모든 유치원을 휴업하고 초·중·고교 개학 연기를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돌봄 기능을 유지하되, 학생 안전을 위해 유치원은 자체 소독 및 방역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학교별로 이뤄지는 방과후활동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고, 사설학원은 자체적으로 학생,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휴원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대응 비상체제’로 전환했지만 투입할 역학 조사관, 음압병실 등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확진자가 방문한 다중이용시설 접촉자 파악 등 역학조사를 맡을 역학 조사관은 2명뿐이다. 보건소도 8개밖에 안 된다. 그나마 이들 보건소는 하루 최대 10명을 검사할 수 있다. 확진자를 수용할 음압병상은 54개 있지만 대부분 중환자나 호흡기질병 등으로 격리 상태인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음압병실이 모자라면 일반병실을 음압병실로 전환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와 확진환자를 이동시킬 때 사용하는 음압카트 등의 장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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