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보잉…하루만에 시가총액 18% 증발

입력 2020-03-12 11:29   수정 2020-06-10 00:05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2018~2019년 잇따라 일어난 737맥스 여객기 추락 사고 타격을 회복하지 못한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타를 맞아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전일대비 18% 급락해 주당 189.08달러에 장을 마쳤다. 1974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보잉 시가총액의 약 5분의 1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잉은 월 항공기 주문량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새 주문이 들어온 수보다 기존 주문 취소건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보잉에 따르면 지난달 보잉은 각국 항공사 등으로부터 18건을 발주받았다. 반면 취소된 주문은 46건에 달한다. 보잉은 앞서 지난 1월 상업용 항공기 주문을 어디서도 받지 못했다. 보잉은 매출 대부분이 상용기 주문을 통해 나온다.

보잉에 따르면 에어캐나다는 맥스 기종 11대 주문을 취소했다. 다른 항공사들은 발주 규모를 줄였다. 항공기 임대 회사인 에어리스는 맥스 9대 주문을 787 기종 세 대로 바꿨다. 오만항공은 맥스 10대 대신 787 네 대를 주문하기로 했다.

같은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보잉이 지난 1월 대출받은 138억 달러(약 16조6000억원)를 불과 한달여만에 인출해 썼다고 보도했다. FT는 보잉 관계자를 인용해 “보잉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출금을 예상보다 빨리 꺼내 쓰고 있다”고 썼다.

보잉은 사내 긴급 비용절감 조치에도 나섰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와 그렉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직원들에 보낸 메모를 통해 당분간 신규 고용을 중단하고, 초과근무도 제한한다고 밝혔다. 보잉은 앞서 국외출장 등 부서별 재량 지출도 일부 제한했다. 모두 현금 지출을 줄이려는 취지다.

칼훈 CEO는 메모에서 “어려운 시기에 현금을 보존해 기업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잉은 737맥스 생산 중단과 운항 재개 추진 과정에서 재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며 “또 코로나19에 의해 촉발된 세계적 경제 붕괴 상황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잉은 일부 직원을 감원하는 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FT에 “일부 직원 해고나 휴직 조치도 향후 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소식통은 “여행 수요가 급감한 와중에 737맥스 운항 재개가 늦춰진다면 보잉이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잉은 “지금은 감원 계획이 없으나 영업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일각에선 보잉의 이번 조치가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분석업체 로버트 베어드의 피터 아멘트 애널리스트는 “보잉 투자자 일부는 보잉이 초과근무 등을 제한해 생산 여력을 줄일 경우 발주받은 항공기 인도가 그만큼 지연되고, 이때문에 다음 분기에 자금흐름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보잉은 1916년 창사 후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 보잉이 2017년 출시한 737맥스가 기체결함으로 잇단 추락사고를 내서다. 737맥스는 기수 센서 소프트웨어 결함 등으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작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하며 각각 189명과 157명이 숨지는 참사를 냈다. 737맥스기는 작년 3월 이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때문에 보잉 전체 여객기에 대해 주문이 급감했다. 보잉은 737맥스에 대해선 결함을 수정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운항 허가 재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지난 2월께 운항 재개를 노렸으나 일부 오류가 새로 발견되면서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FAA는 안전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 운항 재개를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이 보잉 경쟁사였던 에어맥스는 세계 비행기 제조기업 1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 1월 보잉이 상용기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한 기간 에어버스는 274건을 발주받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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