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화생명·손보도 신용 강등 검토대상 올렸다

입력 2020-03-16 17:39   수정 2020-03-17 02:3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팬데믹) 국면에 들어서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큰 폭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줄줄이 한국 간판 기업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거나 강등 검토 대상에 올리고 있다.


무디스는 16일 한화생명보험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으로 분류했다. 한화생명보험의 신용 위험 확대를 반영해 자회사인 한화손해보험 역시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3~4개월 안에 등급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을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다섯 번째인 ‘A1’, 한화손보는 여섯 번째인 ‘A2’로 평가하고 있다.

김영 무디스 연구원은 “경제 성장세 둔화와 지속적인 금리 하락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본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보험 판매 환경이 나빠졌음을 고려하면 당분간 한화생명과 한화손보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된 지난달부터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 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4일 LG화학 신용등급을 ‘A1’에서 ‘Baa1’으로 낮춘 것을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이마트, 한진인터내셔널의 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이마트는 투기등급으로 떨어졌다. 무디스는 롯데쇼핑과 한화토탈 등의 신용도에도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코로나19의 확산세로 글로벌 경제활동이 급격히 둔화되는 상황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제품 및 서비스 교역뿐만 아니라 내수마저 소비심리 위축으로 얼어붙고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네 번째로 많은 국가임을 고려하면 경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무디스는 올초 2.1%였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1.9%, 이달 1.4%로 연거푸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올 들어 두 차례 조정을 통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1.6%→1.1%로 내렸다. 두 신용평가사 모두 코로나19 사태가 반도체·전자, 유통, 자동차, 정유, 화학,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마드하비 보킬 무디스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가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상황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 위축과 휴업이 장기화되면 기업 이익 감소, 해고 증가, 경제심리 악화 등 불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위축된 실물경제가 단숨에 살아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신용등급 하락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S&P, 피치가 신용도에 부정적(하향 검토 포함) 전망을 붙인 한국 기업(금융회사 제외)은 20여 곳에 달한다.

박준홍 S&P 이사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큰 폭의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강등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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