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독립성·나이까지…각양각색 사외이사 반대 사유

입력 2020-03-20 06:34  

[03월 20일(06:34)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적극 권고하면서입니다.

투자자들이 꼭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대로 행동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투심에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기업들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가장 많이 반대표 행사를 권고하는 안건 중 하나가 사외이사 선임입니다. 의결권 자문사가 기업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박안순 후보를 반대했습니다. 박 후보는 대성상사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의장을 역임했습니다. 은행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는 지배주주가 없습니다.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죠.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재일교포의 자금으로 설립됐다"며 "사실상 재일교포 주주들이 신한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후보를 포함해 재일교포 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총 4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40%에 달한다는 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설명입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분산된 지분 구조 아래서 특정 주주들이 사실상 지배주주 역할을 하는 경우 해당 주주집단이 추천한 사외이사는 독립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에쓰오일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반대 이유도 눈에 띕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승원 사외이사 후보를 반대했습니다. 반대 사유는 "정년과 비교해 과도한 재직"이랍니다.

이 후보는 2015년부터 에쓰오일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일반적으로 임직원의 정년 상한이 65세라는 점을 감안해 65세에 비해 상당히 고령이면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1932년생으로 올해 88세입니다.

아울러 DB하이텍의 오규원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선 "계열회사 재직에 따른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오 후보는 KDB산업은행에서 퇴직한 이후 동부전자 부사장, 동부 부사장, 동부그룹의 재무 담당 부회장을 지냈습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과거 계열회사 임원을 지냈으면 사외이사로 독립성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노션 이사회가 사외이사로 추천한 류재욱 후보도 반대했는데요. 류 후보는 네모파트너즈 컨설팅 그룹의 총괄 대표로 휴젤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현행 상법은 해당 상장사 외의 2개 이상의 다른 회사의 이사로 재직 중이면 사외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역시 다른 법인의 임원 2개를 초과해 겸직하면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하고 있답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류 후보는 현재 휴젤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으며 네모파트너즈 그룹의 총괄 대표를 맡고 있어 이노션 외에 2개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법령 위반 우려와 과도한 겸직으로 인해 류 후보를 반대한다는 얘기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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