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입주에도…신길뉴타운 전셋값 올랐다

입력 2020-04-03 17:12   수정 2020-04-03 23:54


올해 5000가구가량의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는 서울 신길뉴타운 전세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축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다 절세를 위한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이 맞물리며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축이 입주할 때는 전세 가격이 낮다는 일반적인 통념이 깨지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전세 시장의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길센트럴자이 전세 “부르는 게 값”

3일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1008가구 규모의 영등포구 신길센트럴자이 전세가격은 신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4억5000만~4억6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던 전용 59㎡는 올해 들어 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5억3000만원(13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전세 물량이 많은 전용 84㎡ 역시 오름세다. 현재 호가는 6억3000만~6억5000만원 수준으로 올초보다 1억원가량 뛰었다.

신길뉴타운 12구역을 재개발한 신길센트럴자이는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가깝고 대영초·중·고와 붙어 있어 신길뉴타운 내 대장 단지로 불린다. 신길동 J공인 대표는 “워낙 전세 물건이 적어 부르는 게 값”이라며 “상대적으로 싸게 나왔다가도 수요가 많아 가격이 금세 올라간다”고 말했다.

한 달 먼저 입주를 시작한 보라매SK뷰(5구역·1546가구)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4억7000만~5억원에 거래됐던 전용 59㎡는 입주 막바지인 지난달 5억4000만원까지 거래됐다. 현재 호가도 비슷한 수준이다.

전세 가격은 대규모 입주 때는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매매와 달리 실수요자 시장이기 때문에 공급량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실거주 요건 강화 등 각종 부동산 규제로 상황이 달라졌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놓지 않고 직접 입주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 매물이 줄어들었다. 신길센트럴자이 중소형 주택형의 경우 집주인의 85%가 실입주하는 것으로 중개업소들은 추산했다.

김균표 국민은행 수석차장은 “신길동은 입지와 교통 여건이 좋지만 새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싼 측면이 있다”며 “특히 강남권 출퇴근이 쉬워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 수요가 많다”고 했다.

내년 서울 입주 급감

실거주 요건 강화로 서울 전체 전세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8·2대책에 따라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채워야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2년 이상 보유만 해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또 거주 기간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달라진다. 10년 이상 거주해야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집주인이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만2000여 가구가 무더기 입주한 강동구 역시 역전세난 없이 입주를 마친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상일동 고덕연합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고덕아르테온(4066가구)은 소유주 중 80% 이상이 실입주를 했다”며 “과거처럼 물량이 쏟아지지 않다 보니 입주 초반 주춤했던 전세 가격이 오래지 않아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는 총 2만3217가구(아파트 기준)로 올해(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주택 구매를 막기 위한 대출 규제와 대입 정시 확대 등으로 전세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라며 “저금리로 월세나 반전세가 늘어나는 것도 전셋값을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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