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대 스마트폰은 잠시 안녕…'코로나 뉴노멀'

입력 2020-04-14 13:15   수정 2020-04-14 13:20

스마트폰 시장이 100만원대 고가 신제품이 사라지는 '코로나 뉴노멀'을 맞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생산 차질을 넘어 소비 위축으로까지 번진 탓이다. 제조업체들이 기어를 바꿔넣으면서 올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폰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플래그십(전략) 모델을 국내 출시하는 제조업체는 전무하다. 통상 2분기는 1·3분기에 비하면 '비성수기'지만 올해 이같은 현상이 한층 두드러진다. 지난해만 해도 2분기에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갤럭시S10 5G', LG전자는 'V50 씽큐'를 출시했다.


2분기에 주목받는 업체는 '스마트폰 새 판 짜기'에 나선 LG전자다.

다음달 15일 매스프리미엄 첫 모델 'LG 벨벳'을 출시한다. 듀얼스크린 폰이지만 탈부착 가능한 LG 벨벳은 100만원 미만 가격 책정이 예상된다. 후면 카메라 3개와 플래시 배치가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양과 비슷한 이른바 '물방울 카메라'와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 후면 커버를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이 특징이다.

LG 벨벳은 LG전자가 기존 플래그십에 붙이던 'G'·'V' 브랜드를 없애고 내놓는 첫 스마트폰이란 점에서 특히 관심을 받는다. '알파벳+숫자' 네이밍을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수정했다. 이름에서부터 제품 특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해 고객들이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 과거 LG전자 휴대폰 전성기를 이끈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달 17일엔 2년 만에 20만원 미만 가격대 폴더폰도 선보인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1분기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실적이 예상외로 부진한 삼성전자도 2분기엔 보급형 5G(5세대 이동통신) 폰으로 승부를 건다.

이르면 다음달 5G 전용 보급형 갤럭시A71 5G와 갤럭시A51 5G을 국내 출시한다. 지난해 나온 90만원대 갤럭시A90 5G와 달리 출고가를 50만원 안팎으로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A71 5G의 경우 6400만 화소 메인카메라를 비롯한 쿼드(4개) 카메라 등 플래그십에 꿀리지 않는 스펙에도 중국 시장에 약 58만원(3399위안)에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종을 시장에 선보이며 '중저가 5G 시장 수요'를 공략할 방침이다. 판매량 확대와 5G 대중화를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어 갤럭시A31도 상반기 내 국내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 10만~50만원대 다양한 라인업의 갤럭시A 5종을 내놓았다"며 "하반기 애플·화웨이의 추격이 거세지기 전에 상반기 출하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프리미엄(고가)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까지 4년 만에 보급형 아이폰을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경쟁에 뛰어든다. 제품 명칭은 전작 보급형 폰 명칭과 동일한 '아이폰SE'. 미국 시장 기준 가격 50만원대로 출시가 임박했다. 과거 아이폰 유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4.7인치 내외의 작은 디스플레이와 최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3 바이오닉' 칩이 탑재된다. 국내에는 다음달 이후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이엔드화'로 기조 변경을 선언한 샤오미도 보급형을 출시하는 듀얼브랜드 '레드미(홍미)'를 통해 다음달 '홍미노트9S'를 자급제 형태로 국내에 선보인다. 20만원대 초저가에도 4800만 화소 쿼드카메라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처럼 제조사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에 힘을 싣는 것은 코로나19로 프리미엄 폰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종전에도 실질적으로 판매량을 이끌었던 건 보급형 모델이었음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고가 스마트폰을 찾지 않는 '뉴노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7%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오프라인 매장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4% 감소했다. 역성장 폭이 두 자릿수를 넘은 첫 사례였다.

오프라인 매장 폐쇄가 고가 스마트폰 수요 저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공급 이슈는 제조사 공급망 가동률 회복으로 3~4월 중 해소 가능하나 소비심리 악화로 수요 침체 여파는 적어도 상반기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진정된다는 전제 하에 하반기부터는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제조사의 프리미엄 폰도 하반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위아래로 접는 '갤럭시Z플립 5G'와 옆으로 접는 '갤럭시폴드2(가칭)' 등 폴더블폰과 '갤럭시노트20(가칭)'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차기 폴더블폰을 예정대로 올 가을 이전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애플 역시 올 가을 출시를 목표로 첫 5G 채택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 4종 출시를 준비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월간 출하량 기준으로는 4월 최악을 통과해 6월부터는 비교적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코로나 19에 따른 급격한 수요 감소를 겪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분기 저점을 찍고 5~6월부터 5G 폰 출시 확대로 3분기부터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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