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심 무게'만큼 책임 커진 여당, 경제성과로 답할 때다

입력 2020-04-16 18:08   수정 2020-04-17 00:17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례 없는 압승을 거두며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확보했다. 전체 300석 중 60%로, 여당이 국회에서 개헌안 단독 의결(정족수 3분의 2)을 제외하고는 다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거대 여당’은 21대 국회 원(院) 구성 때 국회의장은 물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챙겨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뜻대로 할 수 있다. 다수당이 법안을 일방 처리할 수 없도록 도입한 국회선진화법 제한 규정도 비켜간다. 5분의 3 의석이 있으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을 지정할 수 있어서다. 국무총리, 대법관 등에 대한 임명 동의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무소불위의 국회 권력이 탄생한 것이다.

집권여당은 이렇게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 행정부와 사법부는 물론 국회까지 장악했기 때문에 국정의 성패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여당 몫이 된다. 사실상 견제력을 상실한 야당의 ‘발목잡기’를 핑계 삼는 게 더는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 잘된 일이건, 잘못된 일이건 모두 정부·여당의 공(功)과 과(過)가 될 것이다.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졌다는 정부·여당에 그래서 주문한다. 최소한 경제만큼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 ‘실적’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소득주도 성장, 탈원전 정책 등의 부작용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다. 근로자 임금을 올려주면 소비가 늘어 기업 수익과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탁상머리 논리’는 현실 경제에 전혀 먹히지 않았다. 되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 부담을 가중시켜 투자 위축과 고용 악화를 불러온 게 현실이다.

탈원전도 마찬가지다. 뚜렷한 대안 없이 강행된 탈원전 정책으로 멀쩡하던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만 멍들고, 전기값을 올려야 할 처지가 됐다. 원전 생태계가 무너져 관련 부품기업들이 문 닫고, 핵심 수출산업의 기반을 상실했다. 이런 정책실험들이 지난해 경제성장률(2.0%)이 경제규모가 12배나 큰 미국(2.3%)에도 못 미치는 결과로 나타났음을 부인키 어렵다.

정부·여당 스스로 코로나발(發) 경제위기로 인한 미증유의 국난에 처했음을 국민에 호소해왔다. 그런 점에서 현실성 없고, 검증되지 않은 정책실험은 더 이상 안 된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내걸었던 반시장·반기업 공약들부터 재고해야 한다. 법인세율 인상과 정리해고 요건 강화, 희망퇴직 시 근로자 대표 동의 법제화 등은 경제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돼야 할 기업의 기(氣)를 꺾게 될 것이다. 총수일가 전횡을 막겠다는 명분의 다중대표소송제와 소비자집단소송제 도입 등도 마찬가지다. 여권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하는 기본소득 역시 선진국 어디에서도 성공한 전례가 없는 경제실험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2년에도 뚜렷한 경제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책임 또한 국민이 엄하게 물을 것이다.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어제 문 대통령의 말이 실천으로 입증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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