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시론] 코로나19 백신 개발, 생명과학분야만의 일 아니다

입력 2020-04-17 15:16   수정 2020-04-17 15: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21세기 도래 뒤 가장 강력한 진도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사스도, 신종플루도, 메르스도 코로나19만큼 우리 일상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코로나19는 빠르고 강력한 감염력으로 그 어느때보다 강도 높은 검역과 봉쇄 정책을 초래했고, 이로 인한 대량 실직, 소비 위축으로 코로나發 세계 경제 위기를 낳으며, 감염병 통제를 전 인류의 화두로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은 아직 예측 불허이다. 이제까지 코로나19가 휩쓴 지역은 그나마 경제 상황이 나은 동북아시아, 유럽, 미국, 중동 국가였다. 선진국 반열에 선 국가들조차 코로나19로 공중보건 시스템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위태로운 형국에 서 있는데, 이제 그 불길이 공중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등으로 향하고 있다.

방역과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는 개발도상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 그 파괴력은 20세기 초 2500만명에서 50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을 뛰어넘을 거라는 예측들이 전 세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불길이 일치감치 쓸고 간 중국이 이제 러시아發 2차 코로나19 확산 비상에 헤이룽장성 등 러시아 접경 도시를 봉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늘어나는 해외 유입 코로나19 감염자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도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은 인류에 큰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류는 아직 코로나19에대응할 수 있는 백신, 치료제가 없다. 각국이 경제 위기를 불사하며 봉쇄 정책에 무게를 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류가 전염병에 대비해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한 백신 플랫폼 개발에 미리 더 많은 투자를 해왔다면 아마 상황은 지금과 달랐을 지 모른다.

2009년 멕시코에서 전 세계로 퍼진 신종플루는 변종 바이러스 ‘2009 H1N1’ 백신을 신속히 개발하고, 공격적 백신 접종으로 2010년 이후 인류의 통제 영역 안에 들어섰다. 신종플루 백신 개발이 빨랐던 것은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과 백신 개발 플랫폼이 같고 백신주만 달랐기 때문이다. 즉, 기존 백신 개발 플랫폼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2009 H1N1 백신을 빨리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함에 있어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위기를 기회를 만들 방법이 지금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같은 치명적인 신종 감염병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 치료제, 진단기기 연구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감염병 대응 인프라를 공고히 한다면, 코로나19 이후의 감염병에도 우리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2018년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목표로 대한민국정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국내생명과학기업(LG화학,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의 공동 출자로 창설된 민관협력 연구기금 라이트펀드(RIGHT Fund: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는 신종 및 풍토성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 생명과학의 강점 기술이 담긴 연구에 기금을 지원해 공공 목적의 백신, 치료제, 진단기기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인류에 미친 엄청난 파급력을 생각하면, 라이트펀드 같은 전염병 대응 연구기금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특히 코로나발(發) 세계 경제 위기가 특정 산업 분야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전 산업계의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만큼, 전염병 예방 및 대응기술 개발이 지속적일 수 있도록 전 산업계의 역할과 기여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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