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왈츠' '사계'…한경필, 무관중·온라인 공연으로 새봄 알린다

입력 2020-04-22 17:36   수정 2020-04-23 03: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계절도 잊게 했다. 감염 공포가 봄을 가렸다.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 등 밝고 경쾌한 선율로 새봄을 알린다. 오는 27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무관중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으로 열리는 ‘코로나19 극복 기원’ 한경필하모닉 신춘음악회를 통해서다.

이번 음악회는 한경필 유튜브 계정과 한경닷컴 공연실황 코너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다. 온라인 공연의 특성을 살려 곡을 해설해주는 프로그램도 들어간다. 류태형 음악평론가가 진행을 맡았다. 류 평론가는 단원들이 다음 곡을 준비하는 동안 연주곡을 자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홍석원 한경필 음악감독은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유럽을 휩쓸면서 홍 감독이 머물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 귀국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신 지휘자 없이 체임버오케스트라 형식으로 공연을 꾸렸다. 체임버오케스트라는 단원 20~30명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이다. 한경필 악장을 함께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남과 정진희가 연주를 이끈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로 공연의 막을 연다. 목관 5중주로 편곡해 연주한다. 안영지(플루트), 안중현(오보에), 박진오(클라리넷), 이은호(바순), 임은진(호른) 등 한경필 단원들이 무대에 선다. 이 곡은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이다. 왈츠로 시작해 중반부에선 호른이 우아함을 연출한다. 후반부에 목관악기의 화음이 어우러져 성대하게 끝난다.

비발디의 ‘두 대의 트럼펫을 위한 협주곡’이 이어진다. 비발디가 생전 마지막으로 작곡한 트럼펫 곡이다. 한경필 단원인 백향민 수석과 임윤경 단원이 트럼펫 주자로 나선다. 백향민 수석은 한국예술종합대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코리안아츠 브라스 수석, 심포니송 오케스트라 수석을 거치며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다. 비발디는 곡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담았다. 악장마다 곡의 빠르기를 다르게 작곡해 바로크 시대 협주곡의 토대를 수립한 작품이다.

한경필은 공연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사계’의 악장마다 다른 바이올린 독주자가 나선다. ‘봄’은 김현남 악장이, ‘여름’은 정진희 악장이 독주 파트를 연주한다. 이어 ‘가을’은 박지연 부수석, ‘겨울’은 백수련 수석이 연주를 이끈다.

독주자마다 곡을 해석하는 시각이 다르다. 김현남 악장은 “코로나19와 싸우느라 계절이 바뀌었어도 마음에 봄이 찾아오지 않은 클래식 애호가들을 위해 평소보다 활기차게 연주할 것”이라며 “평소보다 반박자 빠르게 연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희 악장은 ‘강렬함’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여름은 사계의 다른 악장에 비해 열정적인 곡”이라며 “코로나19로 억눌린 감정을 강렬한 연주로 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앙코르 곡도 준비했다. 공연 마지막에 오케스트라 단원 전원이 무대에 올라 홍난파 작곡의 가곡 ‘고향의 봄’을 들려준다.

이번 공연은 한경필 단원에게도 뜻깊은 공연이다. 한경필은 지난달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함께하는 신춘음악회를 준비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자 단원들의 사기도 떨어졌다. 김 악장은 “연주자들에게 신춘음악회는 봄을 알리는 ‘꽃’과 같다”며 “1년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이 취소되자 단원들이 의기소침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생중계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은 연주에 목말라하는 단원들에게 ‘단비’와 같았다. 단원들은 처음으로 관객 없이 연주하는 무관중 공연에 평소보다 긴장한 모습이다. 정 악장은 “보통 무대에서 관객들의 표정을 읽고 분위기에 맞춰 연주에 집중하는데 보이지 않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연주하는 만큼 일반 연주회보다 훨씬 떨리는 무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석원 음악감독도 비록 함께하지 못하지만 연습이 있는 날이면 전화를 걸어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홍 감독은 “관객들에게 봄을 알리는 공연인 만큼 부담 갖지 말고 최대한 즐겁게 연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