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3만명 북튜버 김겨울 "나는 유튜브와 종이책 사이의 다리"

입력 2020-04-27 11:25   수정 2020-04-27 19:49



“저는 유튜브와 종이책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요. 유튜브라는 영상 플랫폼에서 종이책의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죠. 솔직히 북튜버(Book+Youtuber) 채널을 처음 시작할 땐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김겨울(30·본명 김지혜) 씨는 지난 20일 서울 구파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의 운영자이자 싱어송 라이터, 작가, DJ다. 겨울서점은 2017년 1월 열었다. 현재 구독자 수는 13만2000여명이다. 국내 북튜브 채널 중 구독자가 가장 많다. 지난해 7월엔《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유유출판사)을 펴내 북튜버로서의 일상과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북튜버가 되진 않았다. 말 그대로 ‘좋아서’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읽은 후 감명을 받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인기 북튜버로 성장했다. 김씨는 “좋아하는 분야는 주로 인문과 문학, 과학 등”이라며 “직업상 책을 1년에 최소 100권 읽는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 구독자들 중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며 “일부 악플을 제외하면 영상 댓글은 마치 오프라인 독서모임처럼 화기애애하고도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책은 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나 인상깊은 신간들이 소개된다. 출판사의 요청으로 책 광고를 하기도 한다. 김씨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좋아하는 책과 홍보 요청이 들어오는 책 스타일의 차이가 없어져서 영상 제작 자체가 힘들진 않다”며 “그래도 광고 영상은 한 달에 1번 이상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튜버로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종이책의 매력을 영상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뜻한 다락방이나 친근한 서재와 같은 콘셉트로 영상을 촬영한다. 책의 내용을 절대 ‘스포’하지 않는다. “책의 포인트를 짚은 후 구독자들이 오프라인 책을 손에 들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김 씨는 설명했다. “주요 문장을 캘리그래피 영상으로 만들거나 내용을 애니메이션화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그래도 제가 들고 있는 이 책의 아우라나 결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건 아직도 정말 힘들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도 겨울서점의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유키 구라모토와의 인터뷰, 국립중앙도서관의 일반인 통제구역 견학, 출판사 편집자들과의 만남, 독자들이 보낸 사연 소개 등 책을 매개로 다채로운 분야를 다룬다.

겨울서점 운영자로서 제일 강조하는 건 구독자에게 전달하는 신뢰를 깨지 않는 것이다. “‘겨울서점이 소개하는 책은 다 괜찮다’는 믿음을 쌓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런 신뢰 없이는 북튜버로서 활동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계속 그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고요.”



북튜버란 직업의 미래에 대해선 “모르겠다”면서도 “희망은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튜브 분야에서 스타급 채널이 많이 나와야 시장이 커진다”며 “최근엔 서점이나 출판업계에서도 북튜브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요즘 민음사TV처럼 출판사 에디터들이 직접 나와 업계의 뒷얘기를 많이 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종이책과 유튜브 사이의 간격이 더욱 좁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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