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대표주자 실적 '명암'…C쇼크 완충재 유무가 갈랐다

입력 2020-04-28 11:33   수정 2020-04-28 11: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친 1분기 K뷰티 대표주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고가 화장품 브랜드의 주요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67% 추락했다. 반면 LG생건은 화장품 외에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실적 공백을 메우며 60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2793억원, 948억원으로 22%, 42% 감소했다.

럭셔리 K뷰티를 대표하는 설화수도 코로나19 쇼크(C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해외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가장 큰 해외시장인 중국에서 현지법인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1309억원으로 2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5% 감소한 6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그동안 C쇼크를 반영해 낮아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조2116억원, 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망치를 24% 밑돈 실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제외한 국내 전 채널 매출이 축소됐다.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 33% 줄어든 7608억원, 866억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주요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을 비롯해 방문판매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줄어든 결과다. 온라인 매출이 80% 이상 성장했지만 전체 실적 감소분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해외 사업에서는 3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재차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8% 곤두박질친 373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사업 매출은 31% 떨어졌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트라 등 로드숍 브랜드 계열사들도 에스쁘아를 제외하면 전부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다.

화장품에 편중된 이익 구조가 C쇼크와 함께 부진한 성적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의 이익 비중이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높다"며 "국내 면세점에서 나오는 매출은 전체 화장품 매출의 31% 정도이나 영업이익은 43%로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1분기 최대 실적을 재경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을 웃돈 성적표를 내놨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3.6% 증가한 1조8964억원, 3337억원을 거뒀다. 매출(전년 동기 대비)은 2005년 3분기 이후 58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0분기 증가세를 지속했다.

대표사업인 화장품 사업의 경우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생활용품 사업과 음료 사업의 호조가 공백을 메운 덕이다.

'후', '숨' 등을 보유한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도 C쇼크로 실적이 후퇴했다. 화장품 사업 매출은 6.4% 감소한 1조665억원, 영업이익은 10.0% 줄어든 221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위생 관련 생활용품 수요가 늘었고,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배달음식 수요와 e커머스(전자상거래)를 통한 음료 소비가 증가한 점이 호실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793억원, 653억원으로 19.4%, 50.7%씩 성장했다. 음료 사업 또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0%, 43.9% 개선된 3505억원, 468억원을 거뒀다. 차석용 부회장이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3개의 기둥과 같이 구축한 효과가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잦아들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심화되면서 화장품 업계의 전망이 2분기에도 밝지가 않다는 점이다. 화장품의 주요 판매처인 면세점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좁아지면서 타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고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e커머스 중심의 실적 개선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선회하며 부진한 채널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정리하고 성장하는 채널로 변화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예상다.

또한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눌렸던 여행과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성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상반기에 역성장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요 화장품 소비시장인 중국에서 빠르게 소비가 회복되고 있고, 하반기부터는 한국과 중국의 화장품 판매가 동시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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