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렘데시비르 사용 승인…환자 1인당 치료비 500만원 넘을 듯

입력 2020-05-03 17:54   수정 2020-10-14 15: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첫 신약이 나왔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었던 만큼 코로나 환자 치료에 전환점을 맞게 됐다는 게 의료계의 평가다. 하지만 중증환자 치료로 제한적인 데다 부작용 논란도 일고 있어 코로나 치료제 개발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 FDA, 코로나 치료제 첫 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은 렘데시비르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일본도 렘데시비르 특별승인 절차에 들어갔다.

FDA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렘데시비르가 호흡 장애로 인공호흡기 등이 필요한 코로나19 중증 입원 환자를 위해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렘데시비르 제조사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대니얼 오데이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한 FDA 국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오데이 CEO는 이번 FDA 조치에 대해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환자들을 돕기 위해 150만 개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소 14만 명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4일부터 약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입원 환자 1063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31% 빠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정식 사용 승인은 아니다. 성인과 아동 중증환자 치료에만 쓸 수 있다. 혈중 산소량이 낮거나 산소치료, 인공호흡기 등을 필요로 하는 경우다. 효능이 제한적인데도 FDA가 사용 허가를 한 것은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렘데시비르는 간의 염증, 메스꺼움과 구토, 식은땀, 저혈압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FDA는 “이 약을 사용해 나타날 수 있는 위험보다 바이러스를 치료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복용과 안전 관련 자료를 의사와 환자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리어드, 연말까지 100만 명분 생산

일본 정부도 2일 각료회의를 열어 렘데시비르 특례승인이 가능하도록 의약품의료기기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특례승인 절차를 거치면 1년 이상 걸리는 승인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렘데시비르 개발사인 길리어드의 신청이 들어오면 1주일 만에 승인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일본에서도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참고해 이례적으로 승인절차를 간소화했다고 전했다.

관심은 렘데시비르 가격이다. 길리어드는 연말까지 100만 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도 판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적정 약가 결정을 위해 약물의 유효성을 측정하는 임상경제평가연구소(ICER)는 10일분 렘데시비르 생산 가격을 10달러(약 1만2000원)로 판단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파악된 환자들의 수요로 볼 때 실제가격은 4500달러(약 548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한국 특례수입 검토 착수

한국 정부도 렘데시비르 특례수입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환자 치료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례수입절차를 거치면 국내 품목허가나 신고 없이도 제조·수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3건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길리어드가 신청한 임상 3상 2건과 서울대병원에서 신청한 연구자 임상 1건이다. 길리어드가 주도하는 임상시험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경북대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에 대해선 구체적인 임상연구, 임상시험 결과가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작용에 대해서는 환자에 대한 투약 결과를 보고 판단하되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된 경우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보건복지부, 식약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도쿄=정영효 특파원/박상익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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