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계약 나왔습니다"…방사광가속기에 들썩이는 청주

입력 2020-05-10 09:42   수정 2020-05-11 14:00


경제적 파급효과가 7조원대까지 추정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충북 청주 오창에 유치가 확정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토지 시장은 매물이 없다보니 문의만 많은 상태다. 아파트는 반응이 빠르게 나오고 있다. 오창 인근의 아파트는 물론 출퇴근이 가능한 청주 부근의 아파트의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10일 지역 부동산 중개인들에 따르면 오창읍 일대의 새 아파트에 문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오창과 가까운 서청주 부근의 아파트들은 계약이 벌써 이뤄지고 있다.

오창읍 양청리 롯데캐슬하이스트(2500가구)는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준공된지 3년 밖에 안되는 대단지 새 아파트인데다 방사광가속기와도 가까워서다. 아파트 커뮤니티에는 입주민들의 '자랑배틀(?)'까지 이어지고 있다. '로열동이 따로 없이 모든 동이 로열동이다', '유치원과 초중도 가까운 학세권 단지다' 등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3억18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아파트는 미분양이었고 분양가는 2억 후반~3억대로 한 때는 분양가 이하로 거래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발 호재로 지역주민을 비롯해 주변 공인중개사들까지도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단지 내의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고생을 많이 하다나 포기하고 매도하고 나가는 경우들이 많았다"며 "이번 발표로 매물호가가 좀 오르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오창읍 각리 '오창반도유보라'(572가구)는 분양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역주택조합을 통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 밖에 오창호수공원 주변에 조성된 아파트들도 문의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더휴센트럴파크(1210가구)는 3억원 초중반에 거래됐지만, 발표 전후로 매물들의 가격이 3억후반에서 4억초반으로 훌쩍 뛰었다. 나홀로 아파트지만 대단지인 청주리버파크자이(2529가구)에도 전화문의가 늘었다.

오창읍과 가까우면서 청주의 강남이라고도 불리는 흥덕구 복대동 일대는 계약체결 소식까지 나오고 있다. 복대동의 B공인 중개사는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오늘만 3건 계약이 체결됐다"며 "청주 내에서 문의가 가장 많고, 나머지는 외지인들이다"라고 말했다.

복대동은 중부고속도로 서청주IC부근에 있다. 지웰시티로 불리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대단지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지웰시티몰, 롯데마트 등의 인프라는 물론이고 초중고 등도 몰려 있다. 청주 내 고소득자들이 주거지로 선호하면서 강남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지역 부동산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탓에 시세상승은 거의 없었던 곳이다.

지웰시티1차 대형면적에 살고 있는 윤모씨는 "살기 좋다는 건 다들 알지만, 시세가 고만고만하다보니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네는 아니었다"며 "얼마나 집값에 도움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뭐라도 유치가 됐다니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청주는 3년 넘게 미분양 관리지역인 곳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던 곳이다보니 매수자가 우위인 시장이다. 개발 호재에도 매물이 갑자기 쏙 들어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간동안 매물을 내놓은 경우가 많다보니 매수자가 있으면 바로 계약이 체결되는 분위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청주는 지난 4월까지 40개월째 미분양 관리지역 상태다. 그나마 4월말 기준으로 69가구로 떨어졌지만, 두자릿로 떨어진 것도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일 정도였다.

청주는 인구를 빨아들이는 세종시와 구도심 개발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대전에 비해 침체된 편이었다. SK하이닉스, LG화학 등의 대표적인 기업은 있지만 최근 몇년간 일자리를 확 늘릴만한 성장동력은 없었다. 그럼에도 택지지구가 꾸준히 개발되면서 미분양이 쏟아졌던 지역이다.

한편 충북연구원은 '방사광가속기 경제파급효과'라는 분석 자료를 내고 청주 오창의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통해 충북은 5조2845억원(전국대비 56.9% 차지)의 생산유발 효과, 1조7948억원(전국대비 61.2% 차지)의 부가가치유발 효과를 예상했다. 고용창출효과는 2만858명(전국대비 54.3%)일 것으로 추정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일종의 최첨단 거대 현미경이다. 태양보다 100경배 밝은 강력한 X선을 활용해 원자 크기의 물질 구조를 분석하는 최첨단 연구시설이다. 기존의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단백질 구조나 1000조분의 1초에 준하는 찰나의 세포 움직임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신약, 차세대 신소재, 초소형 기계부품 등 다양한 신물질 개발 분야에 활용돼 기초과학의 꽃으로 불린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 사업이 고용 13만7000여명, 생산 6조7000억원, 부가가치 2조4000억원을 유발할 것으로 추산했다. 과학기술부는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늦어도 2022년 사업에 착수해 2028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가속기는 둘레 길이 800m 규모의 원형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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