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패션 외길' 한섬…화장품 시장에 도전장

입력 2020-05-11 17:04   수정 2020-05-12 01:12

패션 전문기업 한섬이 11일 코스메슈티컬(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하며 화장품시장에 진출했다. 인수 규모는 약 100억원. 한섬은 화장품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포부여서 이미 같은 시장에 진출한 다른 패션 기업들과의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기능성 프리미엄 화장품에 도전

한섬은 ‘타임’ ‘마인’ ‘시스템’ 등 국내 유명 여성복을 만드는 패션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사업 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고 1년 동안 ‘타임옴므’ 브랜드로 증정용 화장품을 제조하는 등 여러 테스트를 거쳤다. 기존 화장품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기능성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콘셉트로 잡았다. 클린젠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화장품시장 진출 준비를 마쳤음을 의미한다.

클린젠은 서울 청담동의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 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미백, 주름개선, 탄력 등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gb20’을 피부과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프로젠이 보유한 특허 기술의 확장성과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인수한 것”이라며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먼저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본 뒤 색조 화장품, 향수, 남성용 화장품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린젠이 사용권한을 갖고 있는 특허기술은 피부재생효과가 탁월한 ‘Super EGF’다. 국내 특허를 출원했고 해외에서도 출원 중이다. 기존 EGF 성분보다 피부 흡수성을 크게 개선한 단백질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한섬은 이 특허기술을 활용해 미백, 피부재생, 노화방지 등의 기능을 갖춘 고기능성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브랜드명과 제품군 등은 미정이다. 가격대는 최소 30만원대를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장동력 확보 위해 다각화

한섬이 패션 외 사업에 진출한 건 1987년 창사 후 이번이 처음이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패션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또 패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한섬은 최근 패션 업황이 좋지 않아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2598억원. 2017년 매출(1조2286억원)과 다를 바 없다. 이익률이 높고 성장 가능성이 큰 화장품 쪽으로 발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계열사의 유통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신사업 진출을 추진한 배경으로 꼽힌다. 내년 초 내놓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는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여의도점(가칭) 등에서 우선 판매할 계획이다.

동종업계와의 차별화가 관건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한섬을 인수한 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사들이는 등 패션사업 강화에 공을 들였다. 클린젠 외에 추가로 화장품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섬의 화장품시장 진출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섬보다 먼저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패션기업은 신세계인터내셔날, LF, 바바그룹 등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해 연매출 2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웠다. LF는 2018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429’를 선보였고 바바그룹은 지난해 스킨케어 브랜드 ‘더뷰티풀팩터’를 시장에 내놨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