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회계' 비판에도…정의연 "외부 감사 안 받는다"

입력 2020-05-12 16:36   수정 2020-05-12 16:51


‘맥줏집 3339만원 지출’ 등 부실 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가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다”며 외부에 회계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세청과 회계업계는 부실 회계라고 지적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불법 회계 논란과 관련 “100% 그런 일은 없다”며 “아름다운 선행의 밤을 마치 술판을 벌이고 자금이 불법적으로 오갔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혹을 제기하는 측)의 평소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2018년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기부금 3339만8305원을 지출했다고 국세청에 공시했다. 디오브루잉은 서울 청진동과 자양동 두 곳에서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줏집을 운영하는 회사다. 정의연은 그해 11월 18일 청진동에 있는 옥토버훼스트 종로점에서 28주년 기념 행사를 했다.

▶본지 5월 12일자 A2면 참조

하지만 정의연이 이날 실제 결제한 금액은 430만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정 회계 처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정의연은 “그해 140곳에 쓰인 행사 지출 총액을 맥줏집 상호 아래 몰아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140곳의 사용처의 세부 내역을 공개해달라는 요구에는 “공개할 의무가 없다”며 거절했다.

정의연 해명 이후 회계업계에선 '엉터리 회계'라는 비판이 속속 나왔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의연이 훌륭한 활동을 했지만 잘못된 회계가 있다면 수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세청도 이날 정의연의 회계 처리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맥줏집에 3339여만원을 쓴 내역을 오류로 봤다. 기부금을 한 곳에서 쓴 것처럼 공시했다는 이유에서다. 기부금 수혜자를 ‘99명’ ‘999명’ 등으로 기재한 것도 오류라는 게 국세청 판단이다. 국세청은 조만간 정의연에 회계 오류 수정 후 재공시 명령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은 외부에 종합 회계 감사를 맡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미 법적 절차에 따라서 변호사·회계사 한 분에게 감사를 받고 정부에 보고하고 있다”며 “왜 시민단체가 그런 식으로까지 의혹에 몰려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보수 언론들이 삼성 등 대기업에게도 철저히 감사하라고 보도를 하느냐. 그게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양길성/성수영/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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