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익의 건강노트] 부모님이 반복해서 물으실 땐…"혹시 난청 아닌가" 살펴보세요

입력 2020-05-15 13:36   수정 2020-05-16 01:51


가정의 달인 5월은 부모님 건강이 특히 신경 쓰이는 때입니다. 이비인후과에도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들에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문제 중 하나가 난청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난청 인구가 4억6000만 명 이상이며 2050년에는 9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난청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인구 고령화 때문입니다. 조영상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60세 이상에선 25%, 70대는 50%, 80대는 80%가 난청을 갖고 있다”며 “난청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최근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원인으로 밝혀져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의료계는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은 2011년 약 25데시벨(dB)의 청력 감소는 7세 정도의 연령 증가와 비슷한 정도로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질 리빙스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팀은 치매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난청, 낮은 교육 수준, 흡연, 우울증, 소극적 신체 활동, 고혈압, 사회적 고립, 비만, 당뇨를 꼽으며 이 중 난청이 9%로 가장 큰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저명 학술지인 란셋에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노인층의 적극적인 청각 재활은 인지기능 저하를 감소시켜 치매 발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난청 치료는 녹록지 않습니다. 조 교수는 “환자들에게 청각 재활과 치료에 대해 설명하면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라고 했습니다. 환자들은 ‘나이 들어 귀가 잘 안 들리는 건 어쩔 수 없지 않냐’ ‘주변 사람들은 보청기가 소용없다고 한다’ ‘보청기를 착용할 나이는 아니다’ ‘난청으로 수술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40대 이상 인구 중에서 보청기가 필요한데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12.6%에 불과합니다. 사회적 인식, 외모, 사용 만족감, 가격 등이 보청기 사용률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나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보청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사회적으로 환자들이 적극적인 청각 재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난청은 극복 불가능한 질환이 아닙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증상에 따라 청력 개선 수술, 인공와우 및 인공중이 이식 등 다양한 해결책이 있기 때문이지요.

난청은 치료에 대한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중요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과의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묻는 경우, 부모님 댁의 TV 볼륨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면 이비인후과로 모시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받아들이지 말고 어르신들의 건강 및 자존감 유지, 사회 활동 촉진을 위해 자녀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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