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배팅하는 글로벌 투자자들 늘었다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0-05-18 17:35   수정 2020-05-18 20:28


각국 헤지펀드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미국 등 각국이 경제 재개 움직임에 나서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에 따른 움직임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투기적 원유 거래자의 WTI 선물 롱(매수) 포지션은 지난 1월 초 이래 최대치로 늘었다. 투기적 원유 거래자는 원유 현물을 실제로 인도받아 쓰는 정유사 등 실수요를 뺀 거래 주체를 뜻한다.


OPEC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NYMEX에서 투자자들은 1000배럴 단위 WTI 일반 선물을 28만3298계약 매수했다”며 “이는 전월대비 124% 늘어난 수치”라고 썼다. 같은 기간 쇼트(매도) 포지션은 4만5000여건 줄었다. 전월 시장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 3월31일 기준 NYMEX에서 WTI 일반선물 매수 포지션 규모는 12만6450계약에 그쳤다.

이는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과 감산 기대가 겹친 결과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너지정보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미국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258기로 전주 대비 34기 줄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주요국들도 잇달아 자발적 추가 감산에 나서고 있다. OPEC 13개국과 주요 산유국 10개국 모임(OPEC+)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일평균 총 970만 배럴을 감산한다. 여기에다 내달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가 하루 산유량 총 118만 배럴을 더 줄이기로 했다.

원유 수요는 일부 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등이 경제 재개에 나선 데에 따른 결과다. 에너지시장정보업체 가스버디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미국 휘발유 수요는 전주 대비 4.64% 증가해 지난 3월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냈다. 이달 첫주엔 미국 주간 신규 원유재고량이 지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산업생산도 반등해 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중국 산업생산이 늘어난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2분기 내 중국 연료 수요가 반등할 전망”이라며 “수요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과 비슷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선물 만기일(19일)을 하루 앞둔 WTI 6월물도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 5월물이 계약 만기를 앞두고 -37달러까지 폭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18일 오후 5시30분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 인도분은 배럴당 30.95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개장 가격(29.3달러)에 비해 장중 약 5.6% 올랐다. WTI 근월물 거래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3월13일 이후 약 9주 만이다.

브렌트유 근월물도 가격이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33.80달러에 손바뀜되고 있다. 지난달 6일(33.05달러)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리서치 총괄은 “현재 랠리는 공급과 수요가 모두 ‘당초 예상보다는 나은’ 상황임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원유 수요 회복은 중국보다 훨씬 천천히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국제 원유 수요가 빠르게 급등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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