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K] 美아마존 2위 먹은 'K앰플'…비결은 남성팬

입력 2020-05-21 08:29   수정 2020-05-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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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재료들이 모두 순한 게 들어가 있는데도 효과도 너무 좋아 놀랬어요. 에센스보다 조금 무게감이 있지만 피부에 잘 스며들어요. 가격 또한 너무 놀랍고, 이제 전 이 앰플 없이 살 수 없게 됐어요."

미국 아마존에서 비플레인의 시카풀 앰플을 구매한 현지 소비자의 후기다. 31.99달러(약 3만9000원)에 판매 중인 해당 제품은 지난해 9월 아마존에서 앰플 부문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시카풀 앰플은 한국 앰플 제조기업 모먼츠컴퍼니에서 만든다. 정윤진 모먼츠컴퍼티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본사 인터뷰에서 "지난해 2월 싱가포르 쇼피(온라인 플랫폼)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진출하게 됐고, 작년 6월에 아마존에 입점했다"며 "국내처럼 '트러블 진정' 효능을 강조했는데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호응을 얻었고, 이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화장품 브랜드 비플레인을 두고 있는 모먼츠컴퍼니는 화장품 정보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뜻의 화해 앱(응용프로그램)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이미 700만을 돌파했다. 화장품 리뷰만 400만개를 넘는다.

2018년 설립된 비플레인의 대표제품은 시카풀 앰플. 병풀추출물(84.28%) 함유로 피부의 붉은 기를 개선해 준다는 게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 온라인 판매플랫폼 쇼피 세럼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비플레인은 시카풀 앰플의 인기로 스킨 로션 클렌징폼 등 다양한 기초제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비플레인의 매출액은 25억원. 이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은 10%다. 그 중 미국 비중이 63%로 가장 높고, 중국(25%), 일본(8%), 싱가폴(2%) 순이었다. 관심은 올해다. 해외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올해 1~4월 비플레인 해외 매출은 이미 1년 전보다 150배 성장하고 있다. 1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25%까지 확대됐다.


◆ 화해 17주 연속 1위…디렉터파이도 '인정'

이처럼 비플레인의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국내에서 제품력을 먼저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밑바탕이 됐다. 지난해 비플레인 시카풀앰플은 화해에서 에센스·앰플·세럼 부문에서 17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화해 뷰티 어워드에서 해당 부문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시카풀 앰플은 피부 진정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트러블과 붉은 기를 개선해주는 효능으로 인기를 얻었다"며 "한국의 콘셉트 그대로 미국과 일본에도 선보였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 시카풀앰플은 유튜버 '디렉터파이'가 선정한 진정 앰플 1위를 기록했다.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 좋은 화장품을 선정하는 디렉터파이는 8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디렉터파이는 "시카성분을 잘 활용했고, 캐모마일꽃 히알루론산까지 잘 배합해서 유·수분 밸런스를 잘 잡아줬다"며 "트러블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났고, 아로마오일 향로도 들어가지 않아 건성부터 수분부족 민감성 피부까지 적합한 진정 앰플"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입소문에 해외 매출도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이서진 해외영업 팀장도 "작년 상반기만 해도 해외 매출이 없어서 의기소침했는데, 국내에서 브랜드가 다져지니까 해외 매출도 탄력을 받았다"며 "해외 소비자들이 화해나 디렉터파이를 관심 있게 보고 있어,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디렉터파이가 선정한 앰플 1위를 기록하고 난 뒤 판매량도 더 늘기 시작했고, 올리브영 MD로부터 입점 요청도 받게 됐다"며 "국내에선 올리브영 매출 비중이 가장 크며, 올리브영에선 항상 5위권 안에 드는 앰플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특히, 올리브영 명동점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올리브영 명동점에서 비플레인 앰플 전용 매대도 만들어주고, 시카풀과 녹두 클렌징폼을 한 달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비플레인 앰플 수십개를 구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명동점의 매출 중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정도다.

또 미국에서 병풀추출물 성분이 유명세가 탔던 덕에 시카풀앰플이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닥터자르트 등 시카로 인기를 끈 한국 제품들이 많았던 덕에 미국에서도 병풀추출물이 피부 트러블에 좋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카 제품이라는 입소문 효과도 컸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과 관련해선 페이오니아 도움도 받았다. 정 대표는 "해외 매출 정산 뿐 아니라 해외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하면 좋은 지 관련 세미나도 받을 수 있었다"며 "해외 지사가 따로 없어 물류대행사 선정도 어려웠는데 페이오니아에서 준 리스트 덕에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남성 소비자 35%…면도 후 진정용 각광

비플레인은 남성 소비자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남성 소비자의 비중은 35%에 달한다. 피부의 붉은 기를 잠재우는 시카풀 앰플을 면도 후 피부를 진정시키는 용도로 사용하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미국 남성 소비자들이 애프터쉐이브 앰플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남성 소비자 연령대도 10대에서부터 60대까지 다양한 편으로, 뷰티브랜드 중에선 남성 소비자 비중이 높은 건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플레인 자체가 플레인(평범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많은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고 있다"며 "젠더리스와 클린뷰티를 대표적인 전략으로 앞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 소비자들도 순한 화장품을 찾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는 "원래 남성 소비자들이 면도하고 나서 박하향처럼 싸한 느낌을 선호했었는데, 사실 이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처럼 피부에 좋지 않다"며 "알코올 성분이 피부 수분을 많이 뺏어가는 만큼, 다른 브랜드 화장품도 알코올 성분을 많이 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년 여성들이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비플레인 캐모마일 약산성 토너'다. 프랑스산 캐모마일 추출물이 80% 들어가 있는 제품으로, 약산성이라서 피부 자극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정대표는 "프랑스 화장품을 좋아하셨던 분들이 많은 만큼, 원료가 프랑스산이어서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며 "시카풀앰플과 더불어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선 비타앰플이, 일본에선 바하필링 앰플이 각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비타민 앰플은 현지에선 비타민 세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게 됐다"며 "일본에선 각질을 제거해주는 바하 필링 앰플이 다른 곳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제품을 내놓은 비결은 제품 개발부터 신중을 기한 덕분이다. 비플레인은 신제품을 12명 직원이 모두 '좋다'고 해야 출시가 가능하다. 앰플 개발엔 1년 정도가 걸렸고, 클렌징폼 토너 등 제품 출시에도 8개월~1년 반 정도가 소요됐다.

정 대표는 "회사 직원들 중에선 화장품 회사에 재직했던 분도 있고, 직원 모두가 만장일치를 해야 제품으로 출시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며 "제품은 저희의 얼굴과도 같은 만큼 심사숙고해서 내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 코로나 여파에도 성장세…올 예상매출 100억

제품 개발엔 소비자의 의견도 주효하게 반영한다. 최근 나온 시카풀앰플 시즌2 버전은 조금 더 순하게 만들었다. 정 대표는 "시즌1엔 락토바실러스와 같은 발효 성분이 2개, 쌀 발효물도 들어가 있는데 해당 성분이 100명 중 1명 꼴로 안 맞는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에 두 번째 제품엔 저분산 히알루론산을 추가해 진정과 보습을 조금 더 잡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캐모마일 약산성 로션도 스킨의 인기에 로션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이서진 팀장은 "대나무 수분 앰플도 대나무 힐링 마스크팩을 써 본 소비자들이 앰플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따라 탄생한 제품"이라며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플레인은 자연주의 트렌드에 맞춰 용기도 변경했다. 본래 유리병을 사용했지만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로 바꿨다. 환경도 고려하고 파손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다. 원래 용기 자체에 새겼던 제품명도 뗄 수 있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형태로 바꿨다.

곧 출시될 선크림 2종도 친환경 제품으로 구현했다. 정 대표는 "통상 선크림엔 옥시벤존 옥시녹세이트가 들어가 있는데, 미국 화와이에선 해당 성분이 해양생태계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아예 금지를 시켰다"며 "비플레인 제품은 문제의 성분을 제외한 만큼, 출시되면 '세이프티 오션 캠페인'과 같은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플레인은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액은 1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여파에도 캐나다 주문은 오히려 증가하고, 중국 타오바오와 일본 쪽 주문도 늘고 있다"며 "올해 해외지원 인력도 4배로 늘려 온라인과 모바일 쪽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인도와 호주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인도는 25세 이하 인구가 50%로 성장성이 유망하고, 비타앰플은 인도나 동남아시장에도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호주는 미국과 유럽 영향을 많이 받아 비건 트렌드가 있는 만큼, 비플레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비플레인은 한국의 클린뷰티 하면 바로 떠오르는 회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정윤진 대표는 "좋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앞세워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사진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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