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장악 나선 쿠팡, 무기는 '마·마·무'

입력 2020-05-19 17:05   수정 2020-05-20 10:25

생필품 로켓배송으로 대형마트 업계의 아성을 무너뜨린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이번에는 백화점 공략에 나섰다. 패션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백화점과 아울렛이 장악하고 있는 패션 시장까지 접수한다는 전략이다. 로켓배송과 저렴한 가격이 패션시장에서도 파워를 발휘할 것이란 계산이다. 쿠팡의 진출에 백화점업계엔 긴장감이 역력하다.


패션 편집숍 열고 의류 판매

쿠팡이 본격적으로 패션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달부터다. 패션 전문관 ‘C.에비뉴’를 열고 옷과 신발, 가방 등을 팔고 있다. 120여 개의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은 10~20대가 선호하는 지오지아 후아유 에잇세컨즈 스파오 마인드브릿지 등 중저가 브랜드다. 온라인에선 고가 패션 상품보다 저가 상품이 많이 팔린다는 것을 고려했다. 국내 온라인 패션몰 중 가장 큰 무신사도 대부분 중저가 상품이다.

쿠팡은 이달 들어 중가 브랜드 판매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 8일 폴로 랄프로렌의 티셔츠를 본사에서 직접 가져와서 처음 팔았다. 가격은 10만원 안팎이다. 일부 제품은 며칠 만에 품절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본사 인증 정품’이란 마케팅 포인트가 통했다.

쿠팡 패션상품의 특징은 직매입 상품이 많다는 점이다. 쿠팡이 물건을 사서 판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만 해주는 G마켓 11번가 등과 다르다. 쿠팡의 ‘무기’인 로켓배송을 하기 위해서다. 팔릴 만한 상품을 창고에 넣어놨다가 하루 이내에 배송해준다. 유료회원은 식료품처럼 새벽배송도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의 자체 배송망이 지닌 위력이다. 반품도 무료로 받아준다. 다른 온라인몰은 반품을 하려면 5000원가량을 내야 한다.

무료반품은 과거 TV 홈쇼핑이 패션 상품을 늘릴 때 쓴 전략이기도 하다. “부담없이 입어보고 편하게 반품하라”는 말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10여 년 전 생활가전과 화장품 위주였던 홈쇼핑 판매 상위 상품들이 지금은 대부분 패션으로 채워져 있다.

유통 대기업도 긴장

쿠팡의 패션산업 진출에 가장 긴장하는 곳은 유통 대기업이다. 쿠팡이 과거에도 신규사업을 벌였을 때 워낙 파급력이 컸기 때문이다. 쿠팡은 스스로 상품을 보내주겠다며 2014년 로켓배송이란 것을 선보였다. 택배회사처럼 창고를 짓고 배송기사를 고용했다. 유통업계의 시각은 회의적이었다. 수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물류사업을 창업 4년 된 스타트업이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수였다.

6년가량이 지난 현재 쿠팡은 전국에 168개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다. 제주도에도 물류센터가 있다. 쿠팡이 고용한 배송기사 ‘쿠팡맨’은 5000명이 넘는다. 연간 처리 물량은 약 7억 개. 국내 택배시장 1위 기업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곤 가장 많다.

쿠팡이 2016년 대형마트 1위 이마트와 벌인 ‘최저가 전쟁’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보였다. 물티슈, 기저귀, 생수 등을 전략적으로 싸게 내놓고 대형마트와 경쟁했다. 쿠팡은 이 싸움에서도 이겼다. 현재 기저귀 등 일부 생필품은 이마트보다 쿠팡에서 더 많이 판매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바잉파워’를 지닌 이마트도 당해내지 못했다. 이마트는 결국 작년 3월 ‘쓱닷컴’이란 온라인 법인을 설립했다. 오프라인 마트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한 셈이었다.

패션사업 진출은 유통 1위 기업 롯데쇼핑과의 정면 대결을 의미한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아울렛 50여 곳을 운영하며 패션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최근엔 ‘롯데ON’이란 온라인몰도 열었다. 식품에 강점이 있는 마켓컬리, 쓱닷컴 등과 달리 패션상품을 우선 내세운다. 롯데 관계자는 “쿠팡과 직접적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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