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틱톡의 승부수…'디즈니 거물' CEO로 영입

입력 2020-05-19 17:27   수정 2020-06-18 00:31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짧은 동영상 플랫폼(숏폼 OTT)으로 유명한 중국 틱톡이 미국 월트디즈니의 고위 임원을 최고경영자(CEO)로 스카우트했다. 틱톡은 세계에서 누적 다운로드 20억 건을 돌파할 만큼 젊은 세대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미국인을 CEO로 영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OTT ‘미다스의 손’ 영입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케빈 메이어 디즈니 소비자부문 총괄책임자를 자사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 겸 자회사 틱톡의 CEO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어의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다.

바이트댄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메이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이뤄낸 엔터테인먼트 경영자”라며 “바이트댄스의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해줄 것”이라고 했다. 메이어는 “틱톡이 독특하고 창의적인 것을 개발한다는 점에 감명받았다”며 “바이트댄스의 다음 여정을 이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메이어는 최근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 프로젝트를 주도해 6개월 만에 유료 회원 500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과 함께 픽사, 마블, 21세기폭스 등 굵직한 콘텐츠 업체 인수에도 관여했다. 하지만 메이어는 지난 2월 아이거를 잇는 디즈니 CEO 경쟁에서 디즈니파크 대표였던 밥 차펙에게 밀렸다.

틱톡이 메이어를 선택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틱톡이 미국에서 성장하려는 야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WSJ도 “잘 알려진 미국인 경영자를 고용하는 게 중국 서비스에 대한 미 당국의 보안 우려와 편견을 잠재울 거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틱톡은 워너뮤직 임원이었던 올레 오버만을 지난해 신규 음악책임자로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중국 색깔’ 지우기 나선 틱톡

바이트댄스 창업자 겸 회장인 장이밍은 중국 난카이대를 졸업한 뒤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지사에서 일하다 2012년 바이트댄스를 세웠다. 2016년 9월 동영상 편집 및 공유 앱인 틱톡을 선보인 뒤 2017년 미국의 립싱크 앱인 뮤지컬리를 인수하면서 북미와 유럽 등지로 시장을 확대했다.

틱톡에 올리는 영상의 길이는 15초에 불과하다. 유튜브처럼 공들여 만든 영상을 올리는 게 아니라 앱으로 촬영하고 바로 재미있는 배경음악이나 특수효과를 넣어 동영상을 공유한다.

틱톡은 중국 회사가 해외에서 성공시킨 첫 SNS이기도 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적인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오락거리를 찾던 젊은 층으로부터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의 재계 보고서인 후룬리포트는 틱톡의 기업가치를 780억달러(약 90조원)로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제작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 유출, 콘텐츠 검열 등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시달려왔다. 미 정부는 최근 틱톡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홍콩 시위와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의 내용을 검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해군과 육군은 틱톡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틱톡은 중국 기업이란 인식을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콘텐츠 정책의 의사 결정을 비(非)중국인에게 맡기는 등의 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본사를 별도로 지정하지도 않았다. 경영진은 상하이에서 활동하지만 미국 시장을 담당하는 사무소는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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