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의혹 주민 구속…"증거인멸·도망 우려"

입력 2020-05-22 19:57   수정 2020-05-22 21:37


고(故) 최희석 아파트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 등 '갑질'을 일삼아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끔 만든 혐의를 받는 입주민 심모씨(49)가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정수경 영장전담판사는 22일 상해 등 혐의를 받는 심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 우려로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께 아파트 단지 내 주차 문제로 심모씨와 언쟁이 발생했다. 이후 심씨는 최씨를 폭행한 뒤 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최씨는 폭행 사건 발생 다음날인 22일 상해 등 혐의로 심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 5일 긴급 입주민 회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씨는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서울 강북경찰서는 심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1시간 가량의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9일에는 심씨에 대해 상해와 폭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YTN이 공개한 최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인 18일 남긴 음성 유서에서 최씨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심씨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다"며 "밥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불안한지 아는가"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심씨는) 너 이 XX 고소도 하고 돈이 많은가 보다, 끝까지 가보자, 네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 끝나니까(라고 말했다며), 사직서 안 냈다고 산으로 끌고 가서 너 100대 맞고(라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씨는) 고문을 즐기는 얼굴이다. 저같이 마음 선한 사람이 얼마나 공포에 떨 수 밖에 없었다"며 "심씨에게 다시 안 당하도록, 경비가 억울한 일 안 당하도록 도와달라. 강력히 (심씨를) 처벌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녹음에서 최씨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감사함도 함께 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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