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장주는 배신 안해"…3억으로 테슬라 샀더니 120% 수익

입력 2020-05-25 17:22   수정 2020-05-26 09:42


대기업에서 은퇴한 60대 후반 A씨는 지난해 부동산을 처분한 자금 가운데 5억원을 해외 주식에 투자했다.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본 적은 있지만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차도 있었고,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 변화를 살펴보며 낯익은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성장주(株) 5억원어치를 과감하게 매수했다. 두 달 만에 아마존은 26.4%의 수익을 냈다. MS(14.3%), 넷플릭스(15.8%) 수익률도 기대 이상이다. 부동산을 보유하며 정부정책이 바뀔 때마다 마음을 졸일 필요가 없는 것은 덤이었다.

부동산 대신 넷플릭스 투자에 흠뻑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A씨처럼 해외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미들이 급증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에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는 데다 세금 부담이 커지며 얼어붙은 부동산 투자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개미들이 해외 특히 미국 주식을 찾은 경로는 비슷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로 세계 주가가 폭락하자 기회를 봤다. “폭락한 주가는 회복된다”는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우선 망하지 않을 회사를 찾았다. 삼성전자였다. ‘동학개미운동’의 시작이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 외에 대안을 찾기 어렵게 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대안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개미들은 망하지 않을 회사에 만족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변화의 수혜주, 성장주도 탐색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와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등이 후보가 됐다. 해외에서도 이런 주식을 찾았다. 미국 증시에는 이 같은 성장주가 다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테슬라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대표주자였다. 직장인들은 이런 투자의 경험을 나누며 추천종목을 주고받았다. 해외주식 투자는 급증했다.


CMA에서 잠자던 돈도 깨워

수백만원부터 수백억원까지 투자 형태는 다양하다. 직장인 B씨는 코로나 폭락장에 해외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자고 나면 치솟는 테슬라 주가를 보며 지인들에게 미국 주식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50대 C씨는 지난 3월 초 만기가 돌아온 자금 중 약 30억원을 해외주식에 투자했다.

그는 “초저금리로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던 중 해외주식 투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테슬라와 아마존, 성장주가 몰려 있는 S&P500과 금에 투자하는 ETF에 분산 투자했다. 지금까지 테슬라와 아마존은 각각 69.0%와 20.2% 수익을 내고 있다. ETF도 5~10%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또 다른 투자자 D씨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둔 3억원을 테슬라에 투자했다. CMA에서 잠자던 돈은 연초 대비 120%의 수익률을 가져다줬다.

“장기투자 성장주 美에 몰려 있다”

달러자산을 해외주식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달러로는 더 이상 재미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안타증권 골드센터강남점을 찾은 고객 E씨는 달러자산 10억원을 3월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생애 첫 해외주식 투자에 나선 것. 담당 프라이빗뱅커(PB)는 재무상태와 유보금 등을 살펴본 뒤 미국 셰일가스 3위 업체 웨스턴가스를 추천했다. 박찬 유안타증권 골드센터강남점 PB는 “투자 이후 지금까지 2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분기 배당률은 4%로 연 16%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D씨처럼 기존 투자 방식에서 탈피해 대체 투자처를 찾는 중장년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주식 투자는 예금·부동산·달러를 대체하는 투자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과거 위기 때마다 가파르게 회복했던 미국 증시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급등하며 그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에는 삼성전자 외에 장기 투자할 만한 우량 종목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아마존, 애플, 알파벳 등 선택지가 많은 미국 시장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또 다른 우려는 수익률이다. 이미 미국 증시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악화된 경제상황과 달리 코로나19 이전 80% 수준을 회복했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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