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코람코자산, 교직원공제회 등으로부터 4000억원 블라인드 펀드 투자금 유치

입력 2020-05-28 10:39   수정 2020-05-28 16:28

≪이 기사는 05월26일(07: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최근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4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투자처가 확정되지 않은 펀드) 투자금을 유치했다.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이 유치한 투자금까지 합하면 연초부터 지금껏 5개월 동안 블라인드 펀드 방식으로 모은 투자금만 1조5000여억원에 달한다.

국내 대체투자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실력이 검증된 운용사들에 투자를 일임하는 블라인드 펀드 투자가 주요 투자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22일 설정액 4000억원 규모 ‘가치투자 블라인드 펀드 3호’(이하 블라인드 펀드 3호)의 투자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교직원공제회(2000억원), 행정공제회(800억원), 경찰공제회(400억원), 군인공제회(400억원), 농협중앙회(400억원)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블라인드 펀드는 구체적인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개괄적인 투자 전략과 목표수익률만을 제시한 채 투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말한다.



◆기존 블라인드 펀드 성과 통해 기관투자가들에게 신뢰 얻어

이 펀드는 국내 오피스 빌딩과 상업시설, 대형 개발사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도시 주요 역세권에 있는 상업시설에 투자하거나 복합 상업시설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오피스 빌딩과 상업시설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건물의 자산 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투자 전략도 활용한다. 목표 내부수익률(Net IRR 시준)은 8%대다.

블라인드 펀드 3호가 4000억원대의 투자금을 단기간에 모을 수 있던 배경으로는 같은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운용하고 있는 블라인드 펀드 1·2호가 양호한 수익을 내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신뢰를 얻은 점이 꼽힌다.

각각 2016년과 2018년에 설립된 블라인드 펀드 1·2호에 담긴 투자금은 3300억원에 달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 펀드 자금을 서울 다동에 있는 구 한국씨티은행 빌딩, 충남 천안에 있는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를 사들이는 데 투자했다. 구 한국씨티은행 빌딩은 건물 시설을 개선해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0년 7월 완공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 강남역, 신촌역, 중계역, 사당역 등 서울 주요 역세권에 있는 여러 상업시설도 1·2호 펀드의 주된 투자 대상이다.


◆직접 빌딩 개발하거나 매입 후 리모델링으로 자산 가치 높여

기존 부동산을 사들이는 걸 넘어 직접 복합 상업·오피스 빌딩을 지어 개발 차익을 거두는 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투자해서 지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케이스퀘어 강남1 빌딩은 지난해 완공됐으며 현재 공유 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 등이 입점해 있다. 인근에 케이스퀘어 강남2 빌딩을 짓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블라인드 펀드들이 매입, 리모델링, 개발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활용해 양호한 투자 성과를 보여준 덕분에 앞선 두 개 펀드의 설정액을 뛰어넘는 블라인드 3호 펀드의 투자금도 어렵지 모을 수 있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부동산자산 매입 후 리모델링 등을 통한 밸류애드(Value add, 가치부가) 사업 뿐 아니라 핵심 안정(Core)자산 및 개발사업(Opportunistic) 등에 투자하여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리스크를 상호 헤지(hedge)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게 자사 블라인드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코람코자산측은 설명한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리츠와 부동산 펀드 등의 투자 상품을 꾸준히 운용하면서 부동산 금융업에서 쌓은 전문성과 검증된 성과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대체투자시장의 성장에 맞춰 블라인드 펀드 분야 역시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블라인드 펀드 투자 대상은 상업시설, 오피스 빌딩에만 그치지 않는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은 다른 블라인드 펀드들을 통해 물류센터, 호텔, 산업단지 등 다양한 부동산 자산들과 메자닌론(중순위 대출)과 같은 투자 상품들에 투자하고 있다.



◆2017년 이후 블라인드 펀드 분야 진출 본격화

코람코자산신탁은 2017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이 개정된 직후부터 블라인드 펀드 분야로의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한다. 당시 법 개정으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부동산펀드 운용 자격을 엄격하게 구분하던 규제가 사라졌고 한 회사가 리츠와 부동산펀드를 모두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인해 앞으로 부동산 투자업계의 경쟁이 더 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고 블라인드 펀드 시장을 선점해 회사의 경쟁력을 계속해서 높여나가는 전략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2001년 회사 설립 이후 20년간 단 한 번도 리츠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던 만큼 코람코자산신탁이 갖고 있는 부동산금융 분야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하면 블라인드 펀드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리츠 운용자산은 2019년 말 기준 9조4349억원으로 리츠 업계 1위이며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자산 규모는 6조5600여억원으로 업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준호 코람코자산신탁 사장은 “코람코는 지난 2001년 선진국의 리츠 제도를 국내로 도입해 부동산금융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전파한 회사”라며 “물류센터와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메자닌론 블라인드 펀드 등 새로운 상품을 계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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