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접속해야 신산업 낙오 면한다"

입력 2020-05-27 17:30   수정 2020-10-09 16:17


“아직 양자컴퓨터를 써보지 않았다면 당신 기업은 앞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업 IBM의 양자컴퓨터사업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슈터 퀀텀 총괄부사장은 27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0’ 기조연설에서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연산을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빨리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매년 공동 주최하는 이 포럼은 올해 ‘벽을 뛰어넘는 과학기술: 양자컴퓨터와 수학’을 주제로 경기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무관중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슈터 부사장은 “0과 1이 고정된 비트(bit)로 움직이는 현재 (슈퍼)컴퓨터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춤추듯이 오가는 큐비트(quantum bit)로 작동한다”며 “5년 이후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화학, 핀테크(금융기술), 신소재, 자동차, 항공우주 등 전 산업에서 양자컴이 활약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 쓰이는 배터리도 양자컴으로 효율을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다”며 “양자컴이 (슈퍼컴을 뛰어넘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수학적 지식이 더 많이 쌓여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군나 칼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을 구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차세대 구글’로 지목한 스타트업 아야스디의 창업자다. 세상과 동떨어진 순수수학 분야로 여겨지던 위상수학을 써서 당뇨병 암 뇌질환 등 난치성 질병 진단 기술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날 포럼은 최대 동시접속자 922명, 업로드된 동영상 누적 접속자가 6000여 명(오후 6시 기준)에 이르는 등 성황을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트롱코리아 포럼에 보낸 축사에서 “양자컴퓨터와 수학은 우리를 새로운 시대로 안내할 핵심 기술과 학문”이라며 “이제 더 뛰어난 상상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자”고 말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양자컴이 미래산업 게임 체인저…5년내 슈퍼컴 추월"
기조연설 - 로버트 슈터 IBM 퀀텀 총괄부사장

“IBM이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이유는 기업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기업들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최적의 결과를 찾기 위해선 양자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로버트 슈터 IBM 퀀텀 총괄부사장(사진)은 27일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0’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온라인 포럼으로 진행됐다. 슈터 부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원격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슈터 부사장은 IBM에서 37년간 일하며 의료, 보험, 석유 및 가스, 유통, 농업 등 산업 전방위에 걸쳐 기계학습(머신러닝)과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해온 수학자다. 2016년부터 IBM 양자컴퓨터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범용 양자컴퓨터 서비스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양자컴으로 신소재·금융 등 개선”

양자컴퓨터는 자연에 존재하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적용한 신개념 컴퓨터다. 비트(0 또는 1) 단위로 계산하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큐비트(0이면서도 1) 단위를 이용해 정보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양자컴 개발에는 IBM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게임 체인저’를 노리고 뛰어들었다.

슈터 부사장은 “자연을 거대한 컴퓨터라고 본다면 자연의 원리를 따르는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로 개선할 수 있는 주요 분야로 신소재, 금융, 머신러닝 등을 꼽았다. 그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미쓰비시케미컬 등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선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전지의 화학적 반응을 양자컴퓨터로 모델링해 구현하면 효율이 높은 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리스크 분석, 옵션 가격 책정 등에 양자컴을 활용 중이다. IBM은 지난해 JP모간과 ‘양자컴을 활용한 옵션 가격 결정’ 논문을 발표했다. 바클레이즈와는 유가증권시장에서의 가치 최적화 기법을 연구했다. 슈터 부사장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머신러닝은 수학 연산을 얼마나 빠르게 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양자컴퓨터의 속성을 활용해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5분이면 IBM 양자컴 써볼 수 있어”

슈터 부사장은 IBM이 양자컴퓨터산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기업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단언했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 못지않게 실질적인 적용 사례(use case)가 나올 수 있게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양자컴퓨터 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JP모간, 엑슨모빌, 다임러, 액센츄어, 골드만삭스 등 11개 전략적 협업사와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 100여 곳과 ‘IBM Q(퀀텀)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지난달 서비스 4주년을 기념해 열린 ‘IBM 퀀텀 챌린지’엔 세계 45개국 1745명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문제 풀이 경쟁에 참여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양자컴퓨터를 써볼 수 있도록 이 행사를 열었다”며 “실제로 5분이면 누구나 IBM 클라우드에서 양자컴퓨터를 써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시대 기업과 조직이 성공하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양자컴퓨팅을 알리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후 국내 양자컴퓨터 생태계 구축을 지휘하고 있는 이준구 KAIST AI 양자컴퓨팅 ITRC(대학 정보통신기술 연구센터) 센터장이 대담자로 나섰다. 이 센터장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언제쯤 뛰어넘을 것인지 물었다. 슈터 부사장은 “하드웨어가 얼마나 발전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낙관적으로 2025년쯤이면 슈퍼컴퓨터를 능가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IBM은 극저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 자석으로 큐비트를 활용한다. 2016년 5개 큐비트로 시작해 현재 50개 이상 큐비트를 쓰고 있다. 그는 “큐비트 하나가 늘어나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연산의 양이 2의 제곱수로 늘어난다”며 “300개 이상 큐비트가 들어간다면 관찰 가능한 우주의 모든 원자보다 많은 수를 연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이승우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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