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엠반도체, 애플도 반한 PMP '초격차'…상장 6개월만에 시총 1.5조

입력 2020-05-28 17:28   수정 2020-05-29 02:35

연평균 10%씩 성장하는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품이 있다. 초소형 정보기술(IT) 기기의 2차전지 배터리 보호회로다. 보호회로는 배터리의 발열 등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한 필수 부품이다. 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아이티엠반도체는 지난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주가는 계속 올라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이 넘는 회사가 됐다.

상장 6개월 만에 2.6배

아이티엠반도체 상장 당시 공모가는 2만6000원이었다. 28일 종가는 6만7600원으로 6개월 만에 공모가의 2.6배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도 1조5437억원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성을 앞세워 빠르게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주가 상승은 실적이 뒷받침했다. 1분기 매출은 작년 596억원에서 올해 922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처음 100억원을 넘어섰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호회로패키지(PMP)를 제조하는 회사다. 2차전지용 보호회로에 반도체 기술을 적용해 하나의 모듈로 패키지화한 제품이다. PMP는 기존 보호회로 대비 크기가 절반밖에 안 되고 전력 효율이 60%가량 높다. 애플의 에어팟 등 고가형 웨어러블 기기 내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의 60%가 PMP에서 나왔다.

아이티엠반도체는 2000년 휴대폰 배터리팩 개발업체로 시작했다. 2005년 2차전지 배터리 보호회로를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사명을 ‘아이티엠’에서 ‘아이티엠반도체’로 바꿨다. 2007년에는 아이티엠반도체 부설연구소를 출범시켜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나섰다. 연구소는 2012년 12월 세계 최초로 PMP 개발에 성공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전지사업 전문가인 나혁휘 대표가 이끌고 있다. 나 대표는 효성그룹 전지사업팀장을 거쳐 파워로직스 대표를 지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기술 개발이 끝난 뒤 2014년 10월 베트남 1공장을 시작으로 2공장(2018년 6월), 3공장(2019년 12월) 등 생산 기지를 확대했다.

무선이어폰 수혜 계속

에어팟 등 무선 이어폰 시장이 커지면 PMP 수요도 늘어난다. 아이티엠반도체 매출 확대에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65.9% 늘어난 888억원이다. 내년에는 올해 전망치 대비 46.6% 늘어난 1301억원으로, 창립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공모 당시 예상한 수준을 뛰어넘는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의 37%는 애플에서 나왔다. 에어팟 프로 등에 들어가는 PMP를 이 회사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도 29%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무선 이어폰 출하량은 작년 동기(135만 대) 대비 250% 늘어난 472만 대다. 같은 기간 글로벌 무선 이어폰 출하량은 4451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151% 늘었다.

무선 이어폰은 작은 기기 내에 배터리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탑재하는 게 중요하다. 이 회사 PMP 채택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증권업계가 전망하는 배경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만큼 실적 기대감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19배로 1개월 전(15배)보다 높아진 상태다. 다만 다른 2차전지주에 비해선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라는 반론도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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