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몰고 박스째 약탈…미국 폭동에 한인사회 '발칵'

입력 2020-06-03 07:32   수정 2020-06-03 07:34


미국 전역으로 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한인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치안력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한인 상점들의 약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50개 안팎의 한인 점포가 항의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다. 대형 한인타운이 형성된 로스앤젤레스(LA)나 뉴욕만큼은 아니지만, 필라델피아에도 약 7만명의 교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뷰티 서플라이(미용용품) 상점을 비롯해 휴대전화 점포, 약국 등이다. 나상규 펜실베이니아 뷰티 서플라이 협회장은 "한인 뷰티 서플라이 점포가 100개 정도이니 30%가 손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특히 피해는 흑인 상대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상권에서 집중됐다. 필라델피아의 흑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도 백인·히스패닉 인종을 가릴 것 없이 폭력적인 약탈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시위가 격화했다가, 펜실베이니아주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폭력 수위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방위군은 다운타운에 집중 배치되다보니, 도심권에서 떨어진 한인상권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샤론 황 필라델피아 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운타운은 펜실베이니아주 병력이 나서면서 약간은 자제가 된 것 같은데 한인커뮤니티는 지금도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현지 경찰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인 소유의 한 대형 상가는 4~5시간 동안 모두 털렸지만, 경찰은 수차례 신고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300만~400만 달러 상당의 물건들로, 약탈범들은 길가에 트럭을 세워두고 박스째 물건을 실어갔다는 것이다. 나 협회장은 "밤 12시뿐만 아니라 새벽 2~3시에도 6~10명씩 몰려다니면서 털고 있다"며 "심야 통행금지는 있으나 마나이며, 우리는 그저 앉아서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위가 취지와는 달리 대규모 폭동과 약탈로 변질하면서 시위의 불똥이 애꿎은 한인사회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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