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공연'에 치우친 공연계 취약점, 영상콘텐츠 플랫폼 강화로 보완"

입력 2020-06-03 17:51   수정 2020-06-04 03:13


지난 2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공립 공연장이 일제히 문을 닫자 공연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산하 예술단체들이 애써 준비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 경기아트센터는 재빨리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으로 전환했다.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예술단체와 예술가들에게 공연을 발표할 장을 마련하고, 관객에게 안전하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지난 3월 12일 경기도립극단의 연극 ‘브라보 엄사장’(극본·연출 박근형)을 첫 번째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선보였다. 경기아트센터의 유튜브 채널인 ‘꺅!티비’에서 실시간 생중계했다. 온라인 중계에 맞게 콘티를 조정하고 배우들의 동선도 새로 짰다. 크레인에 카메라를 매달아 놓은 지미집 카메라를 비롯해 스튜디오용 촬영 카메라 6대, 모니터 등 방송 송출 장치를 소극장에 설치해 무대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온라인 관객’들은 찬사를 보냈다. 조회수는 지금까지 2만 건이 넘었다.

경기아트센터가 코로나19 사태 속 발 빠른 대응으로 공연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우종 경기아트센터 사장(사진)은 3일 “지난해 부서 간 경계를 허무는 조직으로 개편한 것이 한몫했다”며 “필요에 맞춰 팀을 짜서 온라인 공연을 신속하게 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북부지역에서 퍼졌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 때의 경험이 약이 됐다. 이 사장은 “당시에도 문화예술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며 “대면 공연에만 치우쳐 있는 공연계의 취약한 부분을 발견해 온라인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아트센터는 연극 공연을 시작으로 1주일 간격으로 소속 예술단체들의 온라인 공연을 이어갔다. 경기팝스앙상블 콘서트와 경기도립무용단의 ‘포행’ 공연은 LG유플러스와의 협업으로 가상현실(VR)로 제작해 생중계하는 등 한 차원 높은 온라인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4월 대극장 3층에 53㎡ 규모로 개설한 ‘미디어창작소’가 이를 뒷받침했다. 미디어창작소는 3~4명이 들어갈 수 있는 스튜디오와 영상 편집 시설, 온라인 송출 장비를 갖췄다. 이 사장은 “미디어 창작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내 문제없이 온라인 공연을 펼쳤다”며 “소극장 지하 2층을 활용해 시설을 확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G 작업에 필요한 크로마키 스크린, 인디밴드가 공연할 수 있는 소규모 무대 등을 넣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민간 예술단체 지원도 시작했다. 긴급지원 예산으로 8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단체와 예술가에게 무관중 공연 중계와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장은 “단순히 무관중 공연 중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작품성이 뛰어난 곳은 2021년 경기아트센터의 시즌제 레퍼토리에 넣어 대면 공연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 경기도 산하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공연 공급을 확장하고 강화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활용도 높은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오현우/사진=김영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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