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짝궁' 모셔 온 김세영, 10언더파 코스레코드

입력 2020-06-05 16:27   수정 2020-06-05 16:30


제주도가 차분한 날씨 때문에 막혀 발톱을 드러내지 못했다. 상대가 빈틈을 보이자 김세영(27)은 기다렸다는 듯 주특기인 '몰아치기' 본능을 발휘하며 코스를 폭격했다. 10언더파,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이었다.

김세영은 5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 제주(파72·63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몰아쳤다.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10언더파 62타를 적어낸 그는 선두 한진선(23)에 1타 모자란 2위(이하 오후 5시 기준)에 오르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10언더파는 이 대회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2018년 2라운드 조정민)이다. LPGA투어 10승, KLPGA투어 5승을 보유한 김세영은 이 대회에서 2014년 MBN 여자오픈 이후 6년만에 국내 대회 정상을 노리고 있다.

미국 캐디에 SOS보내…"제대로 붙고 싶었다"

정신 없이 몰아친 하루였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그는 11번홀(파4)에서 샷 이글로 '몰아치기 쇼'의 시작을 알렸다. 85m를 남겨두고 56도 웨지로 친 샷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전반에만 3타를 더 줄인 그는 장타와 송곳 아이언 샷을 내세워 타수를 줄였다. 1번홀(파4)에선 270야드가 넘는 '대포 샷'을 보냈고 버디를 낚아챘다. 이후 4타를 더 줄이며 리더보드 윗자리로 뛰어 올랐다. 스코어카드에 적힌 18개 홀 중 절반을 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93%(13/14)에 달했고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28개에 불과했다.

김세영은 한국 대회에 진지하게 임하고자 미국에 있던 캐디 폴 푸스코를 데려왔다. 푸스코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비제이 싱(57·피지), 최경주(50) 등 레전드 선수들과 함께 했던 베테랑 캐디다. "국내에서 얼마나 뛸 지 몰라 캐디를 데려오지 않았으나, 일정이 길어질 것 같아 KLPGA챔피언십 기간에 캐디에게 한국에 와 달라고 부탁했다. 100%의 경기력으로 출전하고 싶었다"는게 그의 말이다. 캐디와 환상의 호흡을 보인 그는 "캐디 덕분에 최소 5타는 더 줄인 것 같다"며 "워낙 경험이 많은 분이라 이번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본선 라운드 '한·미·일 대전' 예고

이날 버디쇼를 펼친 것은 김세영뿐만이 아니다. 각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몸이 풀린 듯 타수를 대거 줄이며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KLPGA투어 대표 선수 최혜진(21)과 LPGA투어의 김효주(25),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의 배선우(26) 등이다.

이날 김세영과 함께 경기한 최혜진은 후반에만 6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뽐냈다. 전반 3언더파를 포함해 총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고, 중간합계 10언더파로 김세영에 불과 2타 뒤져 있다. 김효주는 4타, 배선우는 3타를 줄이며 각각 중간합계 10언더파와 9언더파로 선두권을 맹추격 중이다. 1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친 한진선은 12번홀(파4)까지 4타를 줄이며 13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렸다.

대회장인 롯데스카이힐 제주는 그동안 강한 비바람으로 대회를 축소 운영케하는 등 선수들을 괴롭혀왔다. 이를 고려해 대회조직위원회는 비교적 쉬운 핀 위치를 택했는데, 날씨가 이틀 연속 차분하면서 올해는 선수들에게 '버디 융단 폭격'을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1라운드에서 쏟아진 버디 수만 518개다. 지난해 나흘간 통틀어 기록된 버디는 914개가 전부였다. 이대로라면 나흘 간 버디수가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소이(26·중간합계 6언더파)도 10언더파를 적어내 코스레코드 타이기록 명단에 김세영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오경은(20)은 이날 1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6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K9'을 가져갔다. 그러나 중간합계 이븐파에 머물며 컷 통과에는 실패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중간합계 3언더파로 중위권을 기록, 본선에 진출했다.

서귀포=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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