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 유상증자 나섰지만…LCC 자금마련 '난기류'

입력 2020-06-07 17:19   수정 2020-06-08 01: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따라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선 ‘셧다운’ 장기화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2분기 자본잠식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한꺼번에 유상증자에 나서 일부 LCC는 증자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LCC 절반이 유상증자 추진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자본 확충을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 중이다. 에어부산의 올 1분기 자본잠식률은 10.9%다. 자본총계는 4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90억원)의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일본 여행 자제와 코로나19로 연이어 직격타를 맞으면서 순손실과 결손금이 늘어난 탓이다.

시장에서는 에어부산이 2분기에도 5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내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에어부산은 오는 1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수를 확대하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유상증자에 나서면 LCC 전체 7곳 중 4곳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오는 8월을 목표로 각각 1700억원, 6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도 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구책을 마련한다. 절반이 넘는 LCC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건 항공사들의 자본이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제주항공의 자본총계는 2226억원으로 1년 전(4068억원)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자본총계가 각각 40%, 50% 감소했다.

문제는 2분기다. LCC들의 자본잠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감소가 3월부터 본격화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1분기(1~3월)보다 2분기(4~6월) 실적이 더 나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선 운항 재개 시점이 미뤄지고 있는 것도 악재다. 현재 제주항공을 제외한 모든 LCC가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최근 중국이 외국 항공사들의 운항 재개를 허용하면서 한·중 간 하늘길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중국 정부가 ‘1항공사 1노선’ 원칙을 고수해 국내 LCC들의 실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흥행 실패’ 가능성도

항공사들이 일제히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일부 LCC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공모로 돌릴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낮은 LCC들의 청약률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플라이강원도 3자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여러 기업과 협의했지만 투자자 섭외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흥행 실패 가능성에도 LCC들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건 자구안의 일환이란 분석도 있다. 산업은행은 LCC들에 추가로 운영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신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무급휴직, 월급 삭감을 실행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유상증자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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