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암→안과질환…바이오시밀러 3차 戰場은 '눈'

입력 2020-06-08 17:22   수정 2020-06-09 01:08


연간 매출 4조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안과질환 신약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종근당 등 국내에서만 5개사가 도전장을 냈다. 해외에서도 미국 마일란, 독일 포마이콘, 스웨덴 엑스브레인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류머티즘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과 암에 이어 안과질환 분야가 바이오시밀러의 세 번째 격전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새 먹거리로 떠오른 안과질환 시장

안과질환 중에서도 주목받는 분야는 황반변성과 황반부종이다. 황반은 안구에서 초점을 맺는 부위로 사물의 명암, 색, 형태 등을 감지한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시력이 나빠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가장 큰 실명 원인이다. 황반부종은 10년 이상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20~40%에서 발생한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망막혈관이 약해져 혈액 속 혈장 단백질 등이 망막으로 흘러들어간다. 이것이 황반에 고이면 망막이 두꺼워지고 신경에 손상을 일으켜 시력이 떨어진다. 이들 질병은 고령화와 함께 식습관 변화로 인한 고혈압, 당뇨 등 질병의 서구화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표적인 안과질환 치료제는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와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다. 두 제품이 세계 시장의 88%를 장악하고 있다. 루센티스는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다. 연 매출은 약 4조7000억원이다.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아일리아의 연매출은 8조원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습성 황반변성 시장규모는 2018년 86억달러에서 2028년 163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특허 만료 앞두고 개발 전쟁

루센티스와 아일리아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루센티스의 물질특허는 미국은 올해, 유럽은 2022년까지다. 한국에선 이미 만료됐다. 아일리아는 미국 2023년, 한국 2024년, 유럽은 2025년이 종료 시기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포마이콘이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FDA의 자료 보완 요구로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엑스브레인은 스타다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을 하고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모멘타파마슈티컬스와 글로벌 제약사 마일란이 임상 3상을 공동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앞서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705명의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오리지널 제품과 임상의학적 동등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연내 미국 유럽 등에 판매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종근당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을 국내에서 임상 3상 중이다. 2021년까지 임상을 마무리 짓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IDB0062를 루센티스의 바이오베터 혹은 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내년에 임상 1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보다 효능이 뛰어난 복제약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등이 개발에 나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FDA에서 SB15의 글로벌 임상 3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삼천당제약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임상 3상 계획을 FDA로부터 승인받고 임상을 준비 중이다. 회사 측은 투약 주기를 늘려 SCD411을 바이오베터로 전환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바이오기업 알테오젠도 지난해 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임상 1상을 시작했고 올해 말에는 3상에 나설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주도권 경쟁 치열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이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하는 이유는 고령화로 인한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로 바이오시밀러 시대를 열고 나서 글로벌 기업들이 항암제 등에서 매출 성과를 낸 것도 후발주자들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대형 의약품 수탁생산기업(CMO) 증가 또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활발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효과가 널리 알려졌기 때문에 시장에 가장 먼저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가면역질환 및 항암 바이오시밀러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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