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천화재, 결국 인재였다…"용접작업중 발화"

입력 2020-06-15 11:27   수정 2020-06-15 11:29


38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건이 결국 인재로 판명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5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이천화재가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채 용접 작업 중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사장 지하 2층에서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가연성 소재인 건물 천장의 벽면 우레탄폼에 튀어 올라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시행사가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근로자를 추가로 투입했고, 결로를 막기 위해 대피로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로 인명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소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7개 기관과 4차례에 걸쳐 진행한 합동 감식 등을 통해 이번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화재가 시작된 지하 2층에서 근로자 A씨가 유니트쿨러(실내기) 배관에 대한 산소용접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천장의 벽면 속에 도포돼 있던 우레탄폼에 붙은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은 A씨가 작업하던 실내기 주변이 상대적으로 심하게 탄 점, 근처에서 발견된 용접에 쓰이는 산소용기와 LP가스용기의 밸브가 열려있던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불이 처음에는 연기가 발생하지 않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무염연소 형태로 진행되며 천장과 벽면의 우레탄폼을 타고 확산해 불길이 갑자기 치솟은 것으로 봤다.


근로자 A씨의 용접작업은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근로자는 용접작업을 할 때 방화포와 불꽃·불티 비산방지 덮개 설치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 또 2인 1조로 작업해야 함에도 이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화재 당일 평상시보다 약 2배 많은 67명의 근로자가 투입됐던 것도 밝혀졌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예정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했다.

지상 2층 조리실 내부 주방 덕트와 소방배관 작업에 12명이 투입됐다가 전원 사망했으며 5월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던 엘리베이터 작업 현장에 미리 투입됐던 3명도 숨졌다.

애초 이 공사 현장의 유해위험방지계획서에는 지하 2층에서 화재 등 위험 발생 시 기계실로 통하는 방화문을 거쳐 외부로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결로현상을 방지할 목적으로 방화문 설치 공간을 벽돌로 쌓아 폐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 2층에서 숨진 4명은 이렇게 폐쇄된 방화문을 뚫고 대피하려다가 실패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임직원 5명과 시공사인 건우 임직원 9명, 감리단 6명, 협력업체 4명 등 24명을 입건했다. 이 가운데 발주처 1명, 시공사 3명, 감리단 2명, 협력업체 3명 등 9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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